2011년 1월 6일 목요일

[녹는점 02][카스티엘/딘] 붉은색을 보다

 제목: Seeing Red 
 작가: strangeandcharm
 구분: 번역
 장르: Slash
 페어: Castiel/Dean
 등급: NC-17
 배경: 4시즌 7회 이후
 창작일자: 2008/11/7

 경고: non-con

전편: 녹는점







딘은 그를 보기 전부터 그가 여기에 와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날개깃이 부드럽게 사락거리는 소리나 작은 자갈이 발에 밟혀 흙에서 서벅거리는 소리를 듣기 훨씬 전부터 그의 기척을 느꼈다. 그는 임팔라의 후드에 기대어 은은하게 저무는 유타 주의 태양빛을 흠뻑 빨아들이는 것만으로 만족하면서 반응하지 않았다. 그는 뜨거운 사막 공기 중에 나온 엔진이 냉각되느라 덜덜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손으로 술병을 쥐고 미지근한 맥주를 꿀꺽꿀꺽 목으로 넘겼다.

“딘.” 카스티엘이 말했다.

“어이.” 그는 사막을, 햇빛을 가려버리겠노라 위협하며 깎아지른 듯 높이 솟은 붉은 바위산을 바라보며 무덤덤한 목소리를 유지한 채 대답했다. “오랜만이군. 전화도 안 하고, 메일도 안 하고, 꽃도 안 보내고... 남자의 마음에 상처가 좀 난다고, 알아?”

“다른 일을 처리해야 했다. 그리고 너와 단둘이서 이야기하고 싶었어.”

“그래, 뭐.” 딘은 맥주를 쭉 마시고 빈 병을 덤불 속에 던졌다. 30km 반경 안에 아무도 없을 때는 쓰레기 무단 투기 죄를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 "샘은 호텔에 있어. 하고 싶은 말 얼른 해서 내가 그애에게 걱정 끼치기 전에 돌아가도록 해 주시지."

더운 바람이 산들 불어와 딘의 발치에 있는 흙을 휘저었지만, 카스티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딘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그 코트 덥지는 않냐?”

카스티엘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를 더워지도록 내버려 둔다면, 덥겠지.”

딘은 빈정대는 웃음을 뱉었다. “그게 네가 행동하는 식이잖아, 안 그래? 네가 반쯤 객사할 뻔해서 생각도 똑바로 하지 못하는 어떤 남자를 엉망으로 박아대도록 너를 내버려 두었듯이 말이지?”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그도 자신이 부당하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다. 그는 억울하지는 않았다. 정말로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날이 되도록 카스티엘이 나타나기를 몇 주째 기다렸고, 그러면서 사경을 헤매느라 열에 들뜬 탓에 무슨 정신이 돈 꿈을, 망할 놈의 천사와 섹스를 했고 그러는 매 순간 너무나 좋았다는 무슨 미친 시나리오를 꾼 거라고 자기를 설득하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이제 카스티엘이 여기 있으니, 그는 그때 일과 직면해야 했다. 정말 있었던 일이었다. 멋적고 창피했지만, 동시에 심장 박동은 빨라졌고, 마주 선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자 몸을 맞댄 그의 살갗이 얼마나 따스했었는지가 떠올랐다. 그를 자신의 안에 받아들이는 기분이 어떠했는지.

그는 자신이 더 원한다는 사실이 더럭 겁이 났다.

카스티엘은 손을 주머니에 찌르며 머리를 수그렸다. 다시 시선을 들었을 때 그는 짜증이 난 얼굴이었다. “내가 무어라 말하길 기대하나, 딘? 너는 싫다고 말할 수도 있었어. 난 그럴 기회를 주었다. 너는 그러지 않았고.”

“그때 난 머리가 이상했었다고.” 딘은 직설적으로 말했지만, 확신은 없는 말투였다. 그는 더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카스티엘의 눈 속에 무슨 불꽃이 스치는 것을 보고서 말문이 막혀 다시 다물었다. 분노일까? 실망일까? 분간하기엔 단서가 모자랐지만, 딘은 더 파헤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몸을 돌려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땀이 티셔츠를 흠뻑 적시고 자동차의 뜨거워진 금속이 다리 뒷부분을 지졌다. 저 위 어딘가에서 독수리 한 마리가 울었고, 그 소리는 마치 TV 속 싸구려 서부극의 음향 효과처럼 들렸다.

“넌 이유가 있어서 여기에 차를 몰고 왔지.” 카스티엘의 목소리는 이제 거슬릴 정도로 사무적이었다. “넌 내가 오기를 바랐어.”

딘은 지친 기분이 되어 한숨을 지었다. “아니, 난 생각을 좀 하러 여기 나온 건데. 몇 시간쯤 사람들과 떨어져서 있고 싶어서.”

“샘과 떨어져서?”

그는 천사를 노려보았다. “아니. 그애는 끌어들이지 마라. 이건 경고야.”

카스티엘은 잠시 동안 잠자코 있다가, 주머니에서 손을 빼내고 차로 다가와 그의 옆자리 후드에 기대었다. 딘은 그가 더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해야 했다. 다시 그의 근처에 있노라니 마치 사춘기 시절의 야한 꿈 속 주인공이 한 침대 안 옆자리에 느닷없이 나타나기라도 한 것처럼 기분이 묘했다.

“너도 여기를 떠나기 전 반드시 그랜드 캐년에 가 봐야 한다.” 카스티엘이 애정 비슷한 것이 비치는 음성으로 말을 하였다. “하느님께서 지으신 진실로 경이로운 장소지.”

딘이 어깨를 으쓱했다. “아마 언젠가는 가겠지.”

“몇 시간 거리밖에 안 돼.”

“알아.”

“무서운 거로군, 아닌가?”

놀라서 딘은 그를 보았다. “내가 무엇 때문에 무서워하겠어? 계곡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나귀에서 떨어지는 것?”

젠장. 그는 눈을 맞추지 말았어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무는 햇빛을 받아 번득이는 카스티엘의 푸른 동공에 반쯤 숨겨진 정욕이 언뜻 비치는 것을 본 딘은 숨을 멈추었다. 그는 대답을 하기 앞서 아랫입술을 핧았고, 딘은 속절없이 혀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고 말았다.

“너는 항상 그랜드 캐년을 보고 싶어했었지.” 카스티엘이 말했다. “그러나 너는 두려워했어- 네가 그토록 오랫동안 품어 온 그 열망, 갈망이 없어지고 나면- 네겐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기에.”

“뭐라고? 말도 안 돼. 야, 거긴 땅에 뚫린 구멍일 뿐이라고.”

“거긴 무언가를 상징하는 곳이다, 딘. 거긴 네가 걷는 길의 끝이야. 너는 이미 그곳을 보지 못한 채 한 번 죽었지만, 돌아왔지. 그 장엄한 장소 앞에 한번이라도 정말로 서게 된다면, 그게 마침표가 되리라는 것을 너는 느끼는 거다. 다시 돌아올 기회는 없다는 것을. 이제 아무데도 더는 갈 곳이 없다는 것을.”

딘의 심장이 동요했다. 여태까지는 깨닫지 못했지만, 그 말은 진실이었다. 바로 이 순간까지 그는 자신이 그저 그랜드 캐년을 얼마나 보고 싶은 마음인지도, 동시에 얼마나 보고 싶지 않은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마치 그것이 무슨 기이하고 비틀린 방식으로 삶의 이유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분명 다른 삶의 이유에 비할 만큼은 아니지만- 잘 싸우기, 샘을 지키기, 사람을 구하기 같은. 왜 나한테 천사가 와서 내 마음속에 감춰진 것을 말해 주는 거지? 

“틀렸어.” 그는 거짓말을 한다는 가책으로 아래턱이 실룩거리는 것을 억누르며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경박하게 대꾸했다. "다른 갈 곳도 있다 이거야. 라스베가스부터 시작해서. 파리도 늘 끌렸다고, 여권도 없고 두 번이나 사망 도장이 찍힌 사람이 항공편을 구하려면 지랄맞긴 하겠지만." 그는 얼굴을 찡그렸다. “한 번은 진짜로 죽었으니까, 세 번이라고 해야 맞겠군 그래.”

“항상 신소리나 하며 숨어버리는군.” 카스티엘이 미소를 지었고 딘은 억지로 시선을 외면했다.

“이봐, 여기 왜 온 거냐?” 그의 목소리는 원래 마음먹었던 것보다 거칠게 흘러나왔다. 그는 똑바로 일어섰고 몸무게가 사라지며 임팔라의 서스펜션이 제자리로 돌아오자 카스티엘은 조금 흔들거렸다. “난 네가 사과를 하러 온 줄 알았는데, 잘못 짚은 모양이군. 네가 나랑 잡담이나 지껄이고 싶은지 몰라도, 난 됐어. 그러니 여기서 쓸데없이 이럴 필요 없다고.”

“난 널 보러 온 거야.” 카스티엘은 차근히 말했다. “날 보고 싶지 않았나?”

“지난번에 네가 나를 그런 식으로 이용하고 나서도 그런 말이 나오냐? 나는 아팠어, 이 개새끼야! 약해져 있었단 말이야. 난 몸이 멀쩡할 때는 그런 짓 하지 않아!”

“정말인가.” 카스티엘의 건조한 목소리는 비난하는 투였다. 딘은 발끈했다.

“어이, 너는 천사잖아. 시간을 거슬러 왔다갔다할 수도 있는. 네가 겪은 온 경험과 윈체스터 가문에 대해 아는 방대한 지식을 모조리 뒤져 보라고.” 그는 다음 말에서 씁쓸한 어조를 감추지 못했다, “내가 남자 엉덩이에 눈길 한번이라도 주는 거 봤냐, 허락하기는 고사하고 말이야, 어떤...” 그는 뒷말을 뱉지 않고 그냥 공기 중에 맴돌게 두더니, 한숨지었다. “나는 게이가 아냐, 카스티엘. 단 한순간도 그런 적 없어.”

눈 깝짝할 사이 카스티엘은 그의 눈앞, 속눈썹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에 다가와 있었다. 허기가 도사린 눈빛이었다. “내가 ‘어떤 인간 남자’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잘 알 텐데.” 그는 강하게 말했다. “게다가 너는 더 원하고 있지.”

딘은 숨을 멈추었다. “아니. 아니, 안 그래. 너나 그렇겠지. 난 아니라고.”

그러나 그는 물러나지 않았다.

“딘...” 카스티엘이 소곤거렸고, 그들 위를 나는 독수리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다시 바위틈에 메아리쳤다. 해는 사막 전체가 붉디붉게 타오르도록 저물어 갔으나, 공기는 여전히 살이 익을 듯 뜨거웠다. 카스티엘이 머리를 들어 딘의 목덜미 위에 가져다 얹자 땀 한 줄기가 등으로 주르르 흘러내렸다.

“제발.” 그에 반응하여 딘이 토한 신음은 성난 소리였지만 퍽 간절하기도 했다. “난 원하지 않아. 이건 내가 아니야.”

“난 너를 안다.” 카스티엘이 딘의 뒤통수를 쓰다듬고 축축한 짧은 머리를 천천히 빗으며 나직한 소리로 분명하게 말했다.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존재야, 딘 윈체스터.”

"제발.“ 딘은 한번 더 말했지만 카스티엘이 그를 끌어당겨 메마른 입술로 입맞춤을 해 오자, 뇌가 수없이 안된다고 명령했음에도 그는 거부하지 못했다. 그는 저항의 표시로 입을 다물고 있으려고 애썼지만, 카스티엘의 혀가 억지로 밀고 들어오며 입김을 불어넣자 딘은 본능적으로 헐떡이며 숨쉬듯 들이마셨다. 카스티엘에게선 그가 지난번 오두막에서 맛보았던 것과 같은, 미지의 중독되는 맛이 났고 그는 입 안에 남은 맥주와 그 맛이 섞여 달콤한 전율을 일으키며 미뢰를 두드리는 감각을 음미했다. 어쩌지 못하고 그는 손을 들어 카스티엘의 목 뒤에 올리고서 그의 살갗이 자기보다 훨씬 서늘하다는 것을 문득 알아차리며 가까이 끌어당겼다.

몇 분을 채운 뒤에 카스티엘은 입술을 핥으며 느리게 몸을 물렸다. 딘은 천사가 그의 얼굴을 구석구석까지 빨아들이듯 진지하게 눈여겨보는 동안 심장을 쿵쿵거리며 꼼짝 앉고 서 있었다. 그는 딘의 목덜미에 있던 손을 턱으로 옮기더니 축축한 손가락으로 피부를 따라 선을 그린 후 딘의 눈에 시선을 확고하게 고정시켰다. 딘은 그 시선에 예상을 벗어난 위력이 실린 탓에 밭은 숨을 들이쉬었다- 마치 카스티엘이 눈빛으로 그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애쓰는 것만 같았다. 그가 마주 바라보자 아릿한 쾌감이 온몸으로 따끔따끔 퍼졌다.

“아직 내가 가버렸으면 좋겠나?” 카스티엘이 물었다.

너나 너한테 달린 날개 두 짝이나 다 좆까라 그래. 딘은 생각했지만 머리로만 말했을 뿐 입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또다시 주술에 걸렸나 의심해 보았지만 정신은 맑았다. 이번엔 단지 몸이 머리를 압도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는 카스티엘이 자신의 남성을 머금어 주길 원했다. 몹시. 맙소사, 그는 그걸 원했지만, 그러고 나면 자신이 어느 지경까지 가게 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카스티엘이 미소를 머금고 한 번 더 입술을 포개는 동안 그는 그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서로의 면도 자국이 아프도록 비벼졌지만 두 남자는 모두 신경 쓰지 않았든지, 거기까지 신경을 두지 못했다. 카스티엘은 몸을 딘에게 밀착했고 딘은 단단해진 그의 물건이 허벅지를 누르는 것을 느꼈지만, 곧이어 카스티엘이 힘을 다스리지 못하고 너무 세게 밀어붙이는 바람에 그는 뒤로 휘청거렸다. 그는 간청하는 몸짓으로 두 손을 펴들고 몸을 떼어냈다.

“잠깐, 잠깐만- 숨 좀 돌리자고.”

그러나 카스티엘은 이번에는 천천히 진행하지 않았다. 코트가 땅에 떨어지며 풀썩 먼지를 일으켰다. 재킷과 넥타이가 뒤를 이었다. 딘은 팔을 뻗어 셔츠를 벗는 것을 도우려고 했지만 카스티엘은 옷을 거의 잡아뜯다시피 해서 손아귀로 둥그렇게 뭉치고는 떨어뜨렸다. 삽시간에 그는 딘을 덮쳐 임팔라의 문까지 뒷걸음질치도록 그를 떠밀었다. 하마터면 사이드미러 하나를 깰 뻔하며 뜨거운 금속에 몸이 부딪치자 그는 놀란 외마디 소리를 목구멍에서 흘렸다. 그의 티셔츠도 땅바닥의 옷 무더기에 한데 던져지자 젖은 무명에 붉은 흙이 핏자국처럼 스며드는 모습이 끊어진 머릿속 어느 한 구석을 지나갔다.

이윽고 카스티엘은 손으로 그의 어깨를 따라, 팔로 내려오며, 갈비뼈를 가로지르며 쓰다듬더니 무릎을 꿇고 그가 조각된 미술품이기라도 한 것처럼 배의 근육을 찬찬히 훑었다. 카스티엘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그가 눈을 커다랗게 뜬 채 넋을 잃은 듯한 눈빛인 것에 놀라던 딘은 손가락이 축축한 살갗을 간질이자 숨결을 다스리려고 애썼다. 마지막 태양빛이 그의 근육질 등을 비추며 비스듬히 솟은 견갑골이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를 드리웠다. 딘은 손을 내려 그의 어깨에 얹고서 손바닥에 닿은 서늘한 살결이 사막 공기에 의해 시시각각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며 가만히 있었다. 그는 씁쓸하게 입술을 비죽거렸다- 카스티엘이 자신이 인간처럼 느끼도록 ‘내버려 두기로’ 결정하고서 더위가 몸에 영향을 주도록 한 게 분명했다.

“진실로 아름다워.” 어딘지 모를 곳에서 카스티엘이 경외감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딘은 도무지 대꾸할 좋은 말을 생각해낼 수 없었다.

침묵은 상대가 그에게로 몸을 숙이고 배꼽에 혀를 내미는 바람에 깨졌다. 순전히 놀라서 딘은 움찔하고 킬킬거리다가, 문득 자기가 내는 소리가 얼마나 계집애 같은지 깨닫고서 쑥스러워서 벌게졌다. 카스티엘은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잠깐 그를 보더니 허리띠로 손을 가져가 버클을 풀고 단숨에 그 기다란 가죽끈을 청바지에서 빼냈다. 카스티엘이 딘의 바지 단추를 푸는 사이 허리띠는 땅에 떨어졌으며 그는 데님 천이 너무 급히 잡아내려지는 통에 놀라서 비틀거렸다. 이어 속옷이 내려갔고 카스티엘이 이미 반쯤 발기된 그의 물건을 돌연 입으로 덮으며 워낙 급박하게 빨아들이는 바람에 일의 진행 속도에 어리벙벙해진 딘은 크게 욕설을 내뱉었다. 젠장, 키스 한 차례 하더니 이젠 이거냐고? 카스티엘은 전희에 조금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어색하게 뒤로 몸을 기대자 맨엉덩이가 차문의 뜨거운 금속을 눌렀고 그는 피부가 그 자리에 땀으로 미끈거리며 끈적하게 달라붙는 것을 느꼈다. 나중에 이 얼룩을 샘한테 어떻게든 설명해 보자, 딘. 그는 저무는 해를, 고요를, 살에 와 닿는 여린 산들바람을, 사타구니 위의 달콤한 화염을 한껏 즐기며 헐떡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키스티엘이 그의 것을 문 채로 신음하자 진동을 받은 고환이 경련했다. 딘의 분신은 화답하여 한층 더 단단해졌다. 이윽고 카스티엘이 그를 놓아 주었고 메마른 공기 중에 드러나자 살갗에 묻은 타액은 식어갔다. 상실감에 빠진 딘이 내려다보는 때마침 그의 연인은 머리를 그에게로 홱 움직여 성기 뿌리 부분을 대담하게 혀로 감았다.

끝내주는 느낌이었지만, 그가 원하던 건 이게 아니었다. 생각도 하기 전에 그는 카스티엘의 머리칼을 움켜잡고 입을 다시 음경으로 인도하려 했지만, 카스티엘은 저항했다. 그는 딘이 잡은 손을 무시하고서 계속 혀로 그의 물건을 위아래로 섬세하게 쓸며 딘이 긴장이 고조된 나머지 부들부들 떨기 시작할 때까지 애를 태웠다. 이윽고 마침내 입이 되돌아오더니, 이가 너무나 부드럽게 중심부의 연한 피부를 긁어내리는 바람에 딘은 하나도 그답지 않은 고양이 소리를 목구멍으로부터 낮고 절박하게 가르릉거리며 흘렸다. 카스티엘은 무릎을 끌며 다가와 빨아들이는 각도를 바꾸고는 (니미맙소사) 딘의 남성을 이거 목구멍 뒤로 뚫고 나오고 말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그에게 들 정도로 깊숙이 삼켰다.

씨발, 기분이 좋았다.

보통, 다른 상황이라면, 딘은 깊은 펠라티오를 받을 때도 자신을 통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람은 간이식당의 어느 경박한 웨이트리스도 심심한 나머지 손님과 짧은 섹스를 하며 지루한 밤을 보내려 하는 호텔 메이드도 아니었다. 이 사람은 카스티엘이고, 천사이며, 그 어느 상대보다도 강하고 원기왕성한 존재이니, 딘은 일순간에 결정을 내리고 엉덩이를 앞으로 밀어붙이며 그가 제자리에 있도록 머리카락을 단단히 그러쥐고서 털끝만한 죄책감도 자제도 없이 상대의 얼굴에 왕복 운동을 했다. 그로서는 마음 놓이게도 카스티엘은 성기 뿌리에 난 털에 혀를 얽을 공간을 찾고 허락의 신음을 목구멍으로 내며 받아들여 주었다. 딘은 한 번, 두 번, 세 번 더 그의 입 안을 찌르고서 사정했는데, 워낙 힘차게 한 나머지 그는 멍해진 뇌로 어디 멀리서 목이 졸린 코요테가 울부짖나 생각하다가 나중에서야 자기 목구멍에서 나온 소리임을 깨달았다.

그런 뒤에, 다시 바로 앉은 카스티엘은 딘이 임팔라의 옆면을 따라 미끄러져 내리더니 땅에 털퍼덕 주저앉는 것을 재미있다는 빛이 비치는 눈으로 지켜보았다.

“아얏.” 딘은 나뭇가지와 돌이 맨엉덩이를 찌르자 외쳤지만 움직이려고는 들지 않았다. 숨을 몰아쉬던 그는 한 손으로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자신이 별로 품위 있어 보이지 않을 것임을 서서히 인식했다, 청바지와 사각팬티가 발목에 뭉쳐져 걸려 있고 허벅지엔 그것이 축 늘어진 이 마당엔. 그러나 카스티엘 쪽으로 시선을 들었다가 천사가 도발적으로 입술에 묻은 정액을 핥는 모습을 본 순간 그는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그건 평생 본 것 중 가장 섹시한 광경이었고, 삽시간에 그는 자신이 이미 사정해 버린 것이 안타까워졌다.

“시간이 좀 필요한가?” 몇 분쯤 뒤 카스티엘은 번들거리는 입술로 예의바르게 물었다.

딘은 몇 차례 떨리는 숨을 들이마시더니 웃음을 터뜨리며, 모든 것을- 삶 속의 스트레스를, 분노를, 공포를- 깡그리 잊고 대신 뱃속에 자리잡은 만족감에 아늑하게 잠겼다. 그는 이마에 맺힌 물기를 닦고 그들 위로 치솟은 바위산을 힐끗 올려다보며 뉘엿뉘엿한 태양이 정상부를 비추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해가 자취를 감추기만 하면 더위는 금세 사라질 터였다. 사막은 밤엔 추웠다. 응달이 그들 위로 슬금슬금 기어오자 그는 벌써 맨살에 닿는 차이를 느꼈다.

“넌 참 남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재주가 있는 자식이야, 알아?” 그는 카스티엘에게 말했다.

천사의 눈이 번쩍였다. “일어나.”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농담기도 없었다.

“왜?” 딘은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야 할지 그러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는 채 바로 대꾸했다.

카스티엘은 일어섰다. 바지는 무릎까지 흙먼지로 덮여 있었다. 그가 천천히 허리띠를 풀고 딘을 골똘히 내려다보자 아까의 장난기 어린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는 해를 등뒤에 두고 선 형체의 실루엣을 올려다본 딘은 전율이 이는 것을 억누를 수 없었다. 어쩌다 내가 카스티엘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거지? 그 기이한 전환이 다시 일어나고 나자 그의 앞에 선 남자는 인간이 아니었다. 그는 다른 독립체고, 한 가지만이 마음속에 있었다.

“이제 네 차례인 모양이군 그래, 어?” 그는 힘없이 말했다.

“일어나.” 카스티엘이 되풀이 말했다.

“여기서 내가 싫다고 말하면, 너 들어 줄 거냐?” 그가 미처 자신이 뭐라는 건지 깨닫기도 전에 이 말은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카스티엘은 일순 그를 뜯어보았다. 곧 그는 딘에게서 등을 돌리고 멀어지더니 몇 미터 밖 덤불 속으로 들어가서 섰다. 양 손을 허리에 얹고서 그는 저무는 해를 바라보다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딘은 그의 맨어깨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았다. 그의 윤곽선이 딘의 망막에 새겨졌고 그의 몸이 드리운 그림자가 신발을 가로질렀다. 이 그림자가 어디가 이상해 보이는 건 왜일까 생각하며 굽어보자, 그는 카스티엘의 팔꿈치를 지나 멀리로 뻗은 날개의 희미한 윤곽이 마치 그가 자제하던 것을 거두고 날개를 치기라도 하는 듯 아래위로 바삐 움직이는 모양을 목격했다. 순간 날개는 사라지고, 사막의 대지 위에 그림자는 온데간데없었다.

“내가 어떻게 해 주면 좋겠나, 딘?” 카스티엘은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로 물었다. 지친 기색이 짙은 목소리였다. “내가 가버리길 원해? 널 귀찮게 하지 않고? 다시는 네 주위에 얼씬거리지 말았으면 싶나?”

아 우라질. 내가 그에게 상처를 입혔구나. 딘은 놀라서 고개를 젓고 발목에 뒤엉킨 바지를 풀어내느라 비틀거리면서 일어나 섰다. 그는 잠깐 엉덩이에 묻은 모래를 털어낸 다음 한숨 쉬며 사각팬티를 입었다.

“이봐, 미안해. 네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려는 뜻은 없었다고, 내가 널 그러도록 가만 두었던 게... 이건 말이지...” 그는 어쩌지도 못하고 한 손을 들어 공중에 휘저었다, 비록 카스티엘은 자기를 보지 않았지만. “그런 건 아직도 나한테는 낯설단 말이야, 알겠어?”

대화가 끊어졌다. “만약 내가 강제로 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되지?”

딘은 청바지를 반쯤 끌어올리다 말고 굳어졌다. 그가 카스티엘의 뒤통수를 응시하려 시선을 드는 바로 그 순간, 해가 산 너머로 모습을 감추었고 사막은 황금색으로 빛나며 새빨갛게 되었다가 차츰 파르스름하게 어두워졌다.

“넌 그러지 않잖아.” 목소리에서 떨리는 티가 나지 않길 바라며 그가 대답했다.

카스티엘이 뒤돌아섰다. 땅거미가 진 탓에 딘에겐 그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천사가 그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오자 분노임이 틀림없는 격정으로 그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이, 걸음걸이가 뻣뻣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울렁거리는 느낌이 뱃속에서 요동쳤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 셈인지 미심쩍어하며 그는 무의식적으로 임팔라 쪽으로 뒷걸음질했다. 날 지금 천사가 강간하려는 건가?

카스티엘은 바로 그의 눈앞까지 걸어와서 너무 가까운 나머지 딘이 코가 부딪치겠다고 생각할 찰나에 멈추었다. 그는 숨을 쌔근거리며, 근육이 실룩거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기저기 잘게 경련이 일어나도록 전신을 떨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지만, 또다시 딘은 마치 그가 눈빛을 통해서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다고 느꼈다.

“미안해.” 문득 죄책감을 느낀 딘이 속삭였다. “미안하다는 말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다.”

그 두 눈동자는... 사막에 아직 남은 모든 빛을 빨아들이며 어둡게 일렁거렸고, 이른 저녁별이 모습을 드러내자 동공 깊숙이에서 작은 점이 반짝거렸다. 딘은 입술을 간질이는 카스티엘의 숨결을 느꼈지만 천사는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그의 내부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몸이 스스로를 통제하려고, 억눌러 두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딘은 이유를 알았다.

“너 마약 중독자로군.” 그는 충격으로 불쑥 말을 내뱉었다.

카스티엘은 보일 듯 말 듯 움찔하며 눈만 깜박였다.

“너도 자신을 어쩔 수 없는 거야.” 뒤엉켜 있던 모든 것이 정연해진 딘이 말을 계속했다. “넌 예전에, 아주 오래 전에 인간이 되어 여기 내려와 있던 시절에, 우리만큼이나 섹스를 좋아했던 거지. 제기랄, 어쩌면 넌 그때 누구랑 연인 사이가 된 적도 있었고, 끝내 그 사람한테서 헤어나오지 못한 건지도 모르겠군. 이제 넌 돌아와서 그 온갖 느낌을 다시 겪게 된 거야. 넌 섹스를 갈구했어. 넌 2000년 동안이나 한 번도 하지 못했고, 나는 손에 들어오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지.”

“넌 지금 내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딘.” 카스티엘의 목소리는 딱딱했다. 위험스러웠다.

“넌 내게 강요하지 않을 거야.” 딘은 말을 이었는데, 아마 현명치 못한 일이었을 것이다. “넌 그러지 못해. 하지만 그러고 싶지. 나도 이해해, 정말로. 섹스란 건 누구나 예외 없이 마약중독자처럼 굴게 만들지- 그걸 우리는 어쩔 수 없어. 그게 네가 깃든 인간의 일부라고. 너는 정말은...”

카스티엘이 그에게 거세게 부딪쳤다. 입술이 딘의 입술을 너무 세게 눌러서 그 때문에 입술이 찢어진 것이 보지 않고도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끊어지듯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냈지만 압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카스티엘은 그를 차에다 단단히 고정시키고 사타구니를 딘의 것에 필사적으로 비볐고 그 행동은 딘의 목구멍에서 또다른 신음성을 끌어냈다. 그는 카스티엘을 밀어내려 애썼지만 마치 돌벽에 주먹질을 하는 것 같았다-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혀가 입속으로 파고들었고 카스티엘의 손은 옆구리를 따라 미끄러지더니 엉덩이를 꽉 움켜잡았다.

딘은 다시 신음소리를 흘렸는데, 이번에는 두려움에서 우러나온 소리였다. 카스티엘은 때려 눕히기엔 너무 강한데다, 자제력을 잃은 상태였다. 내가 무슨 짓을 해버린 거지?

카스티엘은 목구멍 깊숙이에서 낮디낮게 끓어오르는 소리를 내고서 그를 옆으로 잡아채어서 임팔라의 후드 위로 엎드리게 내던졌지만, 그의 코가 금속에 부딪쳐 부러지지는 않도록 딱 맞게 힘조절을 했다. 그는 귓가에 밭은 숨을 몰아쉬며 그의 위로 몸을 숙였고, 타는 듯 뜨거운 그의 몸이 전신으로 떨고 있는 것이 딘에게 느껴졌다.

“그만둬.” 딘이 터져 나오려다 끊기는 목소리로 고함쳤다. “카스티엘, 풀어 줘!”

“딘.” 카스티엘이 전혀 그답지 않은 음성으로 가쁘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날이 서서, 약하게 웅웅거렸고, 그것이 그의 진짜 음성임을 깨닫자 딘은 공포로 몸서리를 쳤다. “여전히 난 네가 이걸 즐기도록 해낼 수 있어. 널 아프게 하지 않겠다. 약속해.”

“이 시발새끼가!” 딘은 발버둥치면서 승강이를 벌였지만,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 “놔!”

속옷이 홱 끌어내려졌고 그는 카스티엘의 단단한 것이 그의 엉덩이 살을 따라 미끄러지는 것을 느꼈다. 손이 그의 몸을 아래로 단단히 눌러 그가 억지로 따뜻한 임팔라의 후드 위에 납작 엎드리게 했다. 생식기가 금속에 꽉 눌리는 바람에 그 느낌이 싫었던 그는 인상을 썼는데, 그러자 카스티엘은 마치 그의 마음속을 읽기라도 한 것 같았다. 그의 몸이 후드를 따라 뒤로 당겨져 남성이 다시 자유롭게 될 때까지 아래로 끌려왔다. 손 하나가 국부를 둘러싸더니 쓰다듬기 시작했을 때 그는 이유를 깨달았다. 그는 크게 신음을 냈지만, 기분 좋아서는 아니었다. 그의 것은 아직 너무 물렁했다.

아니 적어도, 물렁했었다. 그가 하릴없이 가만히 엎드려 있는 동안 카스티엘은 계속 그를 멋대로 주물렀고, 딘은 충격적일 정도로 금세 그의 분신이 다시 생기를 되찾아 꺼떡이는 것을 느끼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허. 보통 이렇게 빨리 서지는 않는데.

“널 아프게 하지 않겠다.” 카스티엘은 다시 귀에 대고 입김을 내쉬었는데, 이번에는 훨씬 통제력을 찾은 듯한 목소리였다. 웅웅 소리는 없어졌다. “날 믿어.”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딘은 흔들리는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이를 갈았다. “넌 키스 하나로 벌써 내 입술에 피를 냈다고, 개새끼야. 네가 지금 뭘 할 작정인지 내가 뻔히 아는 이 마당에 도대체 뭣 때문에 널 믿어야 되냐?”

“용서해 다오.”

딘은 심장 박동이 아주 조금 느려지는 것을 느꼈다. 말 속에 역력한 괴로운 기색은 이 존재가 예전과 같은 카스티엘이라는 표시였다. 그가 잘 아는 이였다. 그의 자가용 위에서 그를 강간하려고 들던 전능한 괴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움직일 수 없었다.

“기분 좋은가?” 얼마 뒤 카스티엘이 손으로 그의 것을 감싸고서 어깨 너머로 나직하게 웅얼거렸는데, 그 손길은 좋은 걸 떠나서 어마어마하게 끝내줬다. 딘은 몸서리치고서 잠자코 있었지만, 음경이 단단해지는 모양새를 보면 그가 카스티엘의 봉사에 아무 불만 없다는 사실은 확연했다. 그가 그렇게나 저항했음에도- 그의 몸은 다른 생각인 것이 분명했다. 단지 극도로 화가 치밀 뿐 두려움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그는 이마를 금속바닥에 대고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는 차 위에 고정된 채 조금도 자세를 바꿀 수 없었다.

손 하나가 엉덩이를 천천히 어루만지기 시작하더니 그가 앞일을 예감하며 오싹 떨 때까지 손가락이 갈라진 틈을 쓸었다. 그가 뭐라 말했든 신경 안 써,그는 생각했다,이건 존나 아플 거라고.윤활제도 없고, 정신에 주술을 걸지도 않았다. 이건 원초적인, 아무 준비 없는 섹스였으며, 그는 무단침입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공포가 표면으로 떠오르는 것을 막지 못한 그는 카스티엘의 남성이 입구를 굳게 누르는 것을 느끼자 옥죄인 훌쩍 소리를 냈다.

그 소리를 들은 카스티엘은 한순간이지만 머뭇거렸다. 이윽고 그가 미끄러져 들어왔고 딘은 아파서 크게 울부짖었다. 그는 차 쪽으로 몸을 홱 움직였고 아까부터 다쳤던 입술을 깨무는 바람에 입속에서 나는 피비린내를 맛보며 욕설을 뱉었다. 카스티엘은 그가 적응할 시간을 주느라 뜸을 들이면서, 그에게 쉬 하며 부드럽게 속삭이고 다시 기운을 잃으려고 하는 딘의 물건을 쥔 손의 속도를 높였다.

그들은 그대로 몇 분 간 가만히 있었다. 그들을 둘러싼 공기는 식어갔고 딘은 살에 솟은 땀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어딘지 모를 곳에서 코요테가 짖고 있었다. 현실감이 없었다. 대관절 난 왜 오늘 오후에 호텔에서 나왔던 걸까? 샘이 날 걱정하고 있으려나? 휴대전화가 울리는 소리는 들은 적 없으니, 어쩌면 생각만큼 늦은 시간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마치 여기에 몇 년은 나와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카스티엘이 시간을 갖고 또 장난을 쳐놓은 건지도...

상대가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딘은 이를 갈면서, 지난번에, 오두막에서, 잠에 취했고 몸이 아팠고 쉽게 쾌감을 느꼈을 때는 어땠었는지 되새겨 보았다. 너무나 달랐다. 지금 이건 아예 다른 사람과 하는 것 같았다.

“괜찮아.” 카스티엘이 딘의 중심 아래쪽을 따라 엄지를 문지르며 달래고서는 목이 어깨로 이어지는 부위에 입을 맞추었다. 동시에 그의 것은 몸속으로 더 깊숙이 가라앉았고, 지난번에 느꼈던 바로 그 놀라운 쾌감이 터지는 것을 처음으로 느낀 딘은 안도감에 소리칠 뻔했다. 카스티엘이 다시 움직이자 그 느낌이 이번에는 더 세게 반복되었다.

“어,” 그 느낌이 더 커지자 그가 헐떡였다. 어쩌다 그가 그의 차 후드 위에 엎드려서 이러게 되었는지에 대한 모든 생각이 머릿속에서 씻은 듯이 사라졌다. 이제 그에게는 뒤를 치대면서 동시에 앞을 자극하는 카스티엘의 능숙한 손놀림이 박차가 되어 몸속에서 솟아오르는 오르가슴밖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카스티엘은 자기 동작이 얼마나 기분 좋게 느껴지는지 감지한 듯싶었고 더 세게, 깊게, 빠르게 피스톤 운동을 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손을 딘의 등에서 치우고 그를 자유롭게 풀어 주었다. 그러나 딘은 뭐가 달라졌는지 거의 눈치채지 못한 채 그대로 있었다. 그는 거센 왕복을 몸으로 받아내며 카스티엘이 매번 찔러 넣을 때마다 신음하고 또 신음하면서 이제껏 한 번도 섹스에 빠져 본 적 없었던 사람처럼 넋을 잃고 쾌감에 빠져들었다.

카스티엘이 옳았다. 그는 딘이 이걸 즐기도록 하고 있었다. 오히려 지난번보다 훨씬 좋기까지 했다. 찢어져 따끔거리는 입술마저도 그의 몸속에서 파도치는 믿을 수 없는 감각을 더해 줄 뿐이었고, 카스티엘이 그의 뒷목덜미에다 대고 헐떡이기 시작하자 그는 전력으로 힘을 쓰는 그 몸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만끽하며, 그가 내는 소리가 귀로 흡입하는 최음제요,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카스티엘이 절정에 가까워질수록 딘의 음경을 잡은 손의 리듬은 불규칙해지며 딘이 좋아하는 선을 넘어 휙휙 강하게 움직였지만, 국부로부터 그의 안으로 터지는 황홀감이 힘이 평형을 이루도록 균형을 잡아 주었다.

그는 거의 절정에 와 있었다. 카스티엘도 그랬다. 그의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그가 화급하게 찔러넣는 것이 느껴졌다. 딘은 그의 몸 위에 올라탄 팽팽하게 긴장된 몸과 강한 대조를 이루는, 뜨거운 살에 닿는 금속의 느낌이 좋아서 자기도 모르게 금속판 위에서 온몸을 비틀었다. 카스티엘이 더 세게 그의 안으로 밀고 들어올수록 그는 잠자코 있기가 불가능해지며 입이 자기 멋대로 “오...오...오!” 소리를 한층 높이 지른다는 것을, 그가 헐떡거리며 철판에다 대고 소리를 발할 때마다 임팔라의 후드에서 메아리가 되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도... 아름다워.” 그에 응답해 카스티엘이 신음하며 갑자기 손으로 딘의 머리칼을 아까 딘이 그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 쥐었다. 그는 딘의 머리를 거칠게 뒤로 당기더니 어깨의 손자국에 손을 내리치며 딘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둘을 연결했지만... 썅, 그건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몸속에서 고통과 쾌락이 전쟁을 벌이는 바람에 그는 카스티엘의 몸무게에 깔린 채 경련했다.

이윽고 고지 직전까지 온 딘은 자신을 어쩌지 못했다. “더 해 줘, 그냥 해 줘.” 그는 팽팽해져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더 세게... 그거야... 오 하느님 맙소사.” 그는 불처럼 뜨겁고 땀으로 축축한 카스티엘의 손에 사정하며 절정에 이르고서는 소리굽쇠처럼 온몸이 마구 진동하는 동안 호흡을 다시 가다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엎드려 있는 동안, 카스티엘은 그의 몸 위 어디에서 기쁨과 절망이 반반씩 섞인 소리를 냈고 딘은 부자연스러운 한기가 그들 주변을 에워싸는 것을 느꼈다. 카스티엘이 낮게 신음하며 몸을 홱 젖히는 순간 딘은 그 소리를 들었다. 웅웅거리는 소리, 상대의 진짜 음성이 내는 괴로운 소리를. 그의 팔 위에 있던 손이 사라지더니 그는 다시 후드에 거칠게 밀어붙여졌다. 두 손이 양쪽 엉덩이를 잡고 뒤쪽으로 끌어당겨 카스티엘의 것을 억지로 더 깊게 넣었고, 딘이 소리를 질렀는데도 웅웅 소리는 높아지기만 했다.

카스티엘이 자제력을 잃고 있었다.

“멈춰!” 급기야 귀가 찌르듯 아파지는 것을 느끼며 그가 고함쳤다. “카스티엘! 그만해, 너 날 죽일 셈이냐! 그만!”

그러나 상대는 그를 무시하든지 그저 대답할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대답 대신 그는 어둠 속으로 딘의 이름을 부르짖으면서 마지막으로 찔러 넣더니 딘이 너무 거센 나머지 비명을 지를 뻔할 만큼 힘차게 사정했다. 곧바로 급작스럽게 기압파가 진동하자 그는 팔에 머리를 묻어야 했다. 그들 주위에서 천둥이 울리고 우지끈 뚝딱 소리가 귀가 먹도록 나고 새들이 공포에 질려 꽥꽥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렸다. 임팔라가 몸 아래에서 덜덜 떨렸고, 딘은 유리가 와장창 깨지고 자동차 경적이 사막의 밤을 뚫고 요란하게 울리자 사방팔방에 솟은 바위로부터 소리가 메아리쳐 오는 바로 그 찰나에 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불행히도 손바닥으로는 카스티엘이 발하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차단되지 않았기에, 그는 머리 안에서 무엇이 흘러나오는 것을 느끼면서 후드 위에서 고통스레 몸을 비틀었다. 지옥임이 틀림없는 구덩이로 까마득하게 떨어져 내리고 내리며 그가 의식을 잃는 사이 뜨겁고 끈끈한 액체가 손바닥 밖으로 넘쳤다.


~ ~ ~


“뒈져 버려.” 가 그가 의식을 되찾은 후 카스티엘에게 한 첫마디였다.

그도 천사도 다시 옷을 챙겨 입었다. 둘의 옷은 먼지투성이에 구겨진 상태였다. 딘의 티셔츠엔 피가 튀어 있었다. 귀가 쓰라리고 부자연스러웠지만 비록 목에 말라붙은 피가, 무슨 해를 입었을 수도 있다는 표시가 느껴지긴 해도 다행히 아직 소리는 들렸다. 십대 시절 아이언 메이든 공연에 다녀온 다음 느꼈던 것보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이명도 약하게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는 피로하고 온몸이 아팠다. 그리고 화가 났다.

그는 임팔라의 바퀴 하나에 몸을 괴고 앉았다. 걱정 가득한 눈을 달빛 속에서 커다랗게 뜬 카스티엘은 무릎에 턱을 얹고 다리를 끌어안은 채 그의 앞에 앉아 있었다. 색 옅은 코트 탓에 그는 유령처럼 보였다.

“미안하다고 용서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차례겠군.” 쉰 목소리로 말하던 딘은 엉덩이를 찌르는 통증을 느끼고 우거지상을 했다. 아야.

“아니.” 카스티엘이 나직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용서는 경건한 그리스도인의 행위일 거야.”

“지금 이 마당에?” 딘이 딱 잘라 말했다. “미안하지만, 난 그딴 거 안 키워. 특히나 지금같은 기분일 때는.”

카스티엘은 그 빌어먹을 오두막 안에서 이 모든 것이 시작되던 때 딘을 흔들었던, 무슨 고등학교 졸업무도회를 맞은 머저리처럼 이 남자에게 입을 맞추게끔 충동질했던 예의 어린아이 같이 순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 이번에는 효과가 없었다. “넌 날 강간했어.” 그는 쏘아붙였지만, 그러자마자 자신이 더 해 달라고, 그냥 해 달라고 애원하던 소리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화를 삼키고 덧붙였다. “비록 내가 마지막에는 즐겼더라도, 네가 날 완력으로 누르지 않았다면 난 결단코 그 행위를 하지 않았을 거라고. 넌 날 이딴 식으로 다루지 말았어야 했어.” 그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궁리하며 침을 삼켰다가, 낮게 덧붙였다. “너 때문에 무서웠단 말이다.”

카스티엘은 다리에서 손을 풀더니 앞에 펼치고서는 달빛에 비춰 들여다보았다. “이 몸은 내 원래 것과는 너무 달라.” 그가 말했다. “이 속에 빠져들지 않기는, 네가 느끼는 모든 것을 경험하지 않기는 너무 어렵다. 나는 그것과 싸워야 하지.”

딘은 침묵을 지켰다.

“너는 네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모를 거다.” 천사는 그에게 고갯짓을 하며 말을 이었다. “이 모든 건- 더위, 추위, 축축함, 메마름, 시끄러움, 고요, 고통, 쾌락... 네게는 현전하지만, 내게는 아니야. 나는 언뜻 스칠 수는 있지만, 그뿐이지.”

“이게 다 너한테는 그렇다고? ‘언뜻 스치기’? 내가 보기엔 그 이상인 것 같던데.”

“나는 널 느낄 수 있어, 딘. 네 열정을, 분노를, 공포를. 그건... 중독성이 있지.”

“내 말이 맞았군 그래. 넌 진짜 마약 중독자야.”

카스티엘은 그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고 딘은 움찔하지 않는 데 성공했다. 천사의 얼굴이 그의 얼굴 앞에 와 멈추자 딘은 그의 눈 속에서 후회를 보았다. “너를 두렵게 해서 미안하다, 딘.”

딘은 이를 악물고 숨을 들이쉬었다. “그럼 그래야지. 십새끼야.”

카스티엘의 눈이 계속 그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보자 딘은 집중된 시선 탓에 안정을 찾지 못하고 눈을 깜작거렸다. “대답 하나만 해 줘.” 그는 목소리를 차분하게 유지하며 물었다. “샘이랑 나 말인데? 우리는 함께 다니면서, 네 명령을 따랐지- 아니 최소한 네가 말하는 대로 하려고 했어- 요 몇 달 동안. 넌 지난번에 너한테도 갈등이 있다고, 너도 네가 제대로 된 선택을 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고. 그러니 말해 봐, 이런 일도 있었는데, 네가 정말 올바른 편에 서 있는지 내가 무슨 근거로 알지? 네가 선한지 내가 어떻게 알지?"

카스티엘은 한 손을 들어 그의 뺨을 감쌌다. 그러더니 그는 몸을 숙여 딘의 입술에 가만히 입을 맞추었다. 딘은 아랫입술에 난 상처가 눌리자 얼굴을 찌푸렸지만, 카스티엘이 신중하고 부드럽게 행동하였기에 물러나지는 않았다. 마치 도를 넘을까봐 두려워하듯 그가 몸을 떨고 있음이 느껴졌다. 천사는 몇 초 뒤 몸을 떼고는 딘의 뺨에 올렸던 손을 자기 가슴에 가져다 놓았다.

“사랑은 산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하더니, 몸을 돌려 등뒤 무엇을 바라보았다.

딘도 뒤따라 그가 시선을 둔 곳을 바라보았다. 그는 충격으로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외마디 숨을 들이마셨다.

그들 앞에 있던 바위산은 온데간데없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몇백 미터 밖의 붉은 사암 절벽 너머로 해가 지는 광경을 지켜보았었으나, 지금은 달빛 아래 울퉁불퉁 보기 흉하게 무너진 바위와 자갈만 남아 있었다. 산이 있던 빈터는 원초적이고 소름 끼쳐 보였고, 그는 카스티엘이 그의 몸속에 사정하던 때 무시무시한 천둥소리가 절벽 위 날개를 쉬던 곳이 발 아래에서부터 무너져 내리자 깩깩 울어대던 새소리과 더불어 울리던 것이 기억났다. 그는 입을 떡 벌리고 카스티엘 쪽을 돌아보았지만 천사는 사라지고 없었다. 딘은 사막 한가운데 무너진 산 곁에 혼자 있었다.

“젠장맞을.” 그가 중얼거렸다.

‘사랑’이라고 카스티엘은 말했었다.

“젠장맞을.” 그가 다시 한 번 말했다.

온몸이 어디 할 것 없이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뻣뻣하고 아팠던 딘은 산이 있던 자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고통스럽게 일어나 섰다. 그는 눈을 비비고 마구 두근대는 가슴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나서, 하룻밤 어치로는 넘치는 사건을 겪었다고 결론내린 그는 임팔라로 몸을 돌렸다.

창문은 사라지고 없었다. 차 안에 산산이 흩뿌려진 안전유리 알갱이가 달빛을 받아 미세한 다이아몬드처럼 빛났다. 유리 조각은 차 바깥에는 거의 하나도 없었다. 카스티엘이 낸 목소리의 압력을 받아 쪼개진 창문은 모조리 안쪽으로 파열했다. 딘은 피해액을 계산하며 한참동안 초토화된 광경을 보면서 눈만 껌벅거리다가- 망할, 사이드미러하고 전조등마저 없었다- 고개를 젓고는 미소지었다. 웃기밖에 무얼 하겠는가? 이건 빌어먹을 케이크 위를 장식하는 설탕가루에 지나지 않는데.

그가 문을 열려고 손을 내미니, 살갗에 덮인 먼지 켜가 눈에 들어왔다. 등 뒤에서 일어났던 산사태의 낙진이었다. 그는 몸을 내려다보고는 낯을 찌푸렸다. 피와 흙먼지를 워낙 빈틈없이 뒤집어쓴 나머지 회색 티셔츠가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피가 흐르고 몸이 쑤시고 임팔라는 반파 상태였다.

제길 도대체 샘한테 이걸 다 뭐라고 설명한다?




후편: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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