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내일, 그리고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작가: November E. Snowflake
번역:시에(shk4503)&튤립
창작일: 2004/7/13
등급: PG-13
페어링: 해리/드레이코, 론/헤르미온느, 지니/통스
내용 요약: 호그와트 이후 전쟁으로 점철된 세상에, 자신의 어제를 모르는 한 남자가 있었다.
권리포기각서: 이 등장인물들이 제 것이었다면 글은 훨씬 야해졌을 거예요. 하지만, 음... *소설의 등급을 본다* ...아니죠. *한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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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8장: 정직
정직한 사람은 신의 최고 걸작이다.
- 알렉산더 포프, <인간론 An Essay of Man>
방 은 여전히 완전할 만큼 그대로였지만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미약한 숨소리와 희미하게 공기속에서 마법이 작용하는 소리가, 지니의 의식 가장자리에서 윙윙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무릎에 손바닥을 문지르며, 약간 반드르르한 녹색 헝겊이 솜씨있게 짜여져서, 얼룩(체액, 약물과 그 비슷한 것들)에 오염되거나 우연히 걸릴 수 있는 저주를 방지할 수 있도록 주문이 걸려있는 힐러의 작업로브를 벗고 왔다는 게 다행스러웠다. 유용하긴했고, 여러차례 위험으로부터 그녀를 구해주긴 했지만, 그녀의 마른 손바닥에 실용적인 검은 면소재의 여름 로브는 어쩐 일인지 좀더 안정감을 주곤 했다.
“해리오빠가 걱정돼,” 그녀는 말했다.
반 응은 없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결코 없다. 지니는 언제나 주위에서 날뛰고, 소리지르고, 저주를 걸어대는 더 나이든 오빠들에 완전히 둘러싸여 자랐다. 즐거운걸-좋아하고 지독하게 보호본능에 가득찬 그들은, 어떤때는 그들의 키와 체력과 웃음소리 속의 힘 때문에 그녀가 그들을 숭배하도록 만들었고, 그녀 자신이 그럴 자격이 없다고 느낄 때조차 그녀에게 애정을 쏟아붓곤 했다.
조 지와 퍼시의 죽음은 가혹했고, 결과적으로 가족들 모두는 실제적으로나 감추어진 내면적으로나 모두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이 - 이 무력함, 그녀의 눈 앞에서 론이 사그라져가는 걸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이것은, 그녀가 감내하기에는 너무도 힘겨운 일일 것이다. 그녀는 론이 자신 주변에 있지 않았던 시간을 생각해낼 수 없었다, 심지어 그녀를 골칫거리라고 부르며 땋은 머리를 잡아당기고, 그녀가 사랑하는 작은 오빠를 졸졸 따라다니는 걸 그만두게 하려고 탁 쳐버린 때까지도. 그녀는 자신의 환자들중 일부에서 이보다 더 나쁜 상태의 주문 상해환자를 본적이 있었지만, 결코 그들 중 누구도 그녀에게 이렇게 무섭고, 떨리게 만들지는 않았다. 어떤 환자도 그녀에게 이 사람처럼 문제가 되었던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손이 떨리는 걸 멈추려고 무릎에 손바닥을 더 세게 문질렀다.
그녀는 다시 입을 열며, 스스로의 목소리에 떨림이 스며나오지 않게, 가능한한 평상시와 같은 어조로 말하려 애썼다. “오빠가 대답을 해줄 수 있으면 좋겠어. 오빠가 내 말을 들어주 기라도 한다는 걸 알면 좋겠어. 난 해리오빠가 여기와서 오빠에게 말을 걸며 오랜 시간을 보내곤 한다는 걸 알아.” 그녀는 멈칫했고, 턱에 힘이 들어갔다. “난 궁금한 게 있는데, 해리오빠가 오빠에게 드레이코 말포이에 대해 얘기라도 했어? 왜냐면 그는 말포이에게도 오랫동안 가있거든.” 그녀의 손가락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무릎을 톡톡 두드렸다. “그가 거기서 뭘하고 있는지는 몰라. 그가 말포이에게 무얼 말하는지, 아니면 말포이가 그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몰라, 하지만 이제 말포이가 해리에 대해 얼마나 많이 생각해보고 있는지, 얼마나 자주 그에게 질문하는지가 걱정스러워. 난 해리 오빠가 무슨 게임을 벌이고 있는지는 몰라, 하지만 그가 이길 수 있는지 확신이 안가. 난 기억하고- 난 기억하고 있-” 그녀는 얼굴을 찌푸렸고, 시선은 모호해졌다. “해리오빠는 결코 자신을 잘 지키질 못해. 다른 사람을 구하는 건, 그래 잘하지. 하지만 자신 스스로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건? 아니지.” 짤막하고 비틀린 웃음소리. “확실히 오빠는 그걸 알테지, 론.”
그 녀는 의자에서 일어서서 창문쪽으로 걸어가, 이마를 유리창에 기댄채 저녁이라 어두워진 바깥을 쳐다보았다. “모든 사람들이 해리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여기서 보내는지 눈치채고 있어, 그리고 오빠와 모든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는 것도. 일의 비밀보장에는 좋을 수 없지. 누구에게도 좋을 리 없다구.” 그녀는 눈을 감았다. “말포이가 해리에 대해 얘기할 때의 표정을 오빠가 봤어야하는데. 이건 좋게 끝날 수 없어. 그럴 수 없어.” 그녀는 눈을 다시 뜨고, 허공을 노려보았다. “난 더 이상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알고 있어.” 그녀는 몸을 돌려 벽에 몸을 쿵- 하고 기대며 오빠를 공허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런데도, 어떤 일들은 행복한 결말이 나길 바라는 걸 그만둘 수가 없어.”
론 의 호흡은 느리고 얕으며 규칙적이어서, 지니가 침대 옆 의자에 다시 몸을 파묻고 침대매트 모서리에 팔꿈치를 올려놓은 채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어도 흔들리지 않았다. “맙소사, 론,” 그녀는 자신의 손바닥에 대고 입술을 움직였다, “왜 오빠여야만 했지?” 그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길게 한숨을 내쉬고, 다시금 창밖에서 스며들어오던 마지막 저녁 햇살 속에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부 드럽게 퐁- 하는 소리가 백일몽에 잠겨있던 그녀를 놀라게 했고, 그녀는 두 개의 동일한 흰 봉투가 침대 위에 나타나 있는 걸 발견했다, 이름은 각각 단정하게, 별다른 특징없는 검은 잉크로 쓰여져 있었다. “지니,” 하나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론,”이었다, 그리고 지니의 심장은 헤르미온느의 필적을 알아채고 급격히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가에 완고하게 달라붙은 붉은 머리카락을 쓸어내고 자신의 이름이 쓰여진 봉투 끄트머리에 손가락을 밀어넣어 봉인을 부쉈다.
편 지는 간결했지만, 어조는 따뜻했고, 지니는 헤르미온느가 곧 돌아올 거라는 걸 알고 안도감을 느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아직도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그동안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지니는 결코 그들 세명의 내부적 연결고리에 진정한 일부가 되지 못했지만, 그렇다해도, 그녀는 해리, 론, 헤르미온느가 떨어져 있었다는 것에 이상한 위화함을 느낄 수 있었었다. 해리는 곧잘 빛의 힘이 주위에 회전하고 있는 중심축 같아 보이곤 했지만, 지니는 그게 론과 헤르미온느가 그를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도록 계속 가르쳐주고 있었기 때문이란 걸 알고 있다. 해리는 그들 없이는 방향감각이 없어보였다.
그 녀는 편지에서 시선을 들어, 혼수상태인 론의 얼굴을 바라보며 거의 웃어버릴 뻔했다는 걸 알았다. “헤르미온느야, 론 오빠. 그녀가 집으로 돌아오고 있어.”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사실 그런 걸 기대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어찌된 셈인지 그럼에도 원기가 북돋아진 기분이었다. “그녀는 오빠에게도 편지를 썼어. 내가 읽을까?” 그녀는 조금 웃었다. 마치 다른 의견이라도 있다는 듯- 그녀가 편지를 그에게 읽어주거나, 아니면 병원의 직원 중 하나가 여기서 편지를 발견하면 론에게 읽어주고 싶어할 지도. 그녀는 자신이 어느쪽을 더 좋아하는지 알고 있고, 그녀가 론의 대리역이었다.
그녀는 봉투를 열고 양피지를 끄집어냈다, 그리고 론의 편지가 자신의 것보다 확실히 더 길다는 것을 봐도 부러움을 느끼진 않았다.
친애하는 론, 그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니는 그게 헤르미온느의 의식적인 선택으로 애칭을 쓴 건지 궁금해졌다- 자신의 편지는 익숙하지만 그냥 지니로 시작했었기 때문이었다.
친애하는 론,
개 인 서신왕래가 극히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는 때에 너에게 직접 편지를 쓴다는 건 좀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걸 네가 이해해줄 거라고 믿어, 하지만 네가 혹시나 내가 뭔가 지독한 상황에 처해있지 않나 생각해보느라 의아해하게 내버려두진 않을 게.
난 집으로 가는 중이야! 우리 임무는 끝났고, 우린 현장에서 우리 본래 근거지로 복귀하는 중이야. 난 언제 내가 도착할지는 예측할 수 없어; 그냥 내가 감히 바라오던 것보다 더 빨리라는 것만 알 뿐이야. 난 내 일을 사랑해-분명 우리는 거기에 관해 충분할 만큼 말다툼을 벌여왔으니 너도 이 시점에선 너무도 잘 알거야-하지만 그건 힘들었어, 너무 힘들었지, 내 가족들과 친구들을 보지 못했으니까, 넌 내게 힘을 주는 바로 그 사람이니까. 넌 그거 알지. 난 네가 그걸 알길 바라.
이 최근 몇 달은 내 경령상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간들이고, 몇 가지 이유에서 난 그걸 양피지 상으로 적어옮길 수가 없어, 그리고 난 내 삶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많이 있었어- 내가 뭘 했던가와 내가 뭘 하고 싶은가와 그 모든 게 무슨 의미인가- 그리고 난 수많은 의미 있는 것들과 대수롭지 않아보이는 것들을 재평가해보는 자신을 깨달았어. 전자중 하나는 너야.
가 끔씩 난 우리가 이제껏 서로간에 동문서답을 해온 듯한 느낌이 들곤 해-우린 친구지, 그건 확실해, 하지만 손에 서로 단단히 연결된 철사줄을 쥔 채로, 우리가 이해할 수 없고 그 깊이를 꿰뚫어볼 수 없는 함정으로 걸어가고 있는 듯하단 말이야, 그래서 우리가 서로간의 균형을 지탱해온 유일한 이유라곤 서로 반대쪽에서 향해오는 힘에 맞서왔기 때문이란 느낌을 가져.
론, 난 그 연결고리를 흔들어버리고 싶어. 너에게 알려주고 싶은 일들이 있어-궁극적으로 너에게 말해주고 싶은 일들이-난 네가 내 손을 놓아버릴지 몰라서 두려워. 하지만 우리가 죽게 된다면, 우린 같이 있게 될 거야. 그 생각이 날 겁나게 해, 사실-하지만 분류모자는 괜히 날 그리핀도르로 넣었던 게 아니지.
괜 히 비유적으로 표현해보고 있는 것같아, 그리고 내 표현이 가까스로 널 놀라게나 했다면 넌 혹시 내가 머글 서커스에 참가해있나 의아해하고 있을 테지. 하지만 걱정마. 난 우리 둘 모두에게 좋은 일이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난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고 싶어, 그리고 그 중심에 네가 있길 바래.
너의 의미는 나에게 전 세상과 같아, 론. 너 그거 알지, 그렇지? 너와 해리 모두 그래. 난 이런 편지에서 표현할 수 있는 바램 전부보다더 널 그리워해왔어. 곧, 그래도, 난 그 모든 걸 되돌려받을 수 있을 거야.
사랑을 담아,
헤르미온느
“오, 헤르미온느,” 지니는 속삭이며, 편지를 무릎으로 내렸다. 헤르미온느의 필적은 아담한 크기의 줄 위에 빽빽이, 너무도 열렬했다. 아주 확실하게.
그녀는 몸을 기대어 침대 옆 전등에 편지를 괴어놓고서, 그걸 지팡이로 톡톡 두르려서 작고, 화려한 붉은 빛의 고양이로 변신시켰다. 병원 직원들에게 자신들의 일이 아닌 걸 읽도록 해주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건 말이 안되니까.
그녀가 가려고 일어섰을 때, 작은 크룩생크의 축소형이 마치 론을 지키려는 듯 서 있다는 게 그녀의 머리를 스쳤다. 그 생각은 이상하게도 안도감을 주었다.
* * *
통 스는 병원을 결코 좋아해본 적이 없었다, 그 혐오감은 아마도 그녀의 어머니가 최종적으로 치료마법의 수료과정을 종료할 때까지, 어린시절 내내 힐러들의 호주머니에 그들이 쏟아부어야했던 갈레온을 투자하기 훨씬 나은 것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괴롭게 견뎠던 치료들에 기인할 것이다. 매 사고들마다, 아버지는 이빨을 득득 갈아붙이며 걱정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을 테지, “저앤 어리고 망아지처럼 들까불어. 점차로 나아질거야. 그냥 아직은 스스로에 대해 깨우쳐야할 뿐이지.” 그녀의 아버지는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었고, 항상 여러 일들에 옳은 편이었다. 하지만 생각만으로 몸이 거기에 따르게 할 수 있을 때, 진짜로 스스로에 대해 “깨우칠” 수나 있을까?
그 녀는 병동을 활달한 걸음걸이로 걸어들어가, 만성질환 병동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목을 쭉 빼고 지나치던 각각의 병실을 들여다보려다가 쌓여있는 침상더미에 처박힐 뻔했다. 지니는 오늘 근무가 아니었지, 라고 그녀는 기억해냈다, 그러니 쳐다볼 필요가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일정이 허락하는 한 서로를 만났고, 굉장히 자주는 아니었지만, 통스는 내심 지니에 대한 어떤 걸 생각하는 것만으로 즐거워지곤 했다 - 그저 그녀의 아름다움이나, 손길, 애정표현만이 아니라, 사과하듯 미소짓는 방식, 피부의 섬세한 색조, 너무 자주 병동 내에 붙들려있는 거나, 통스가 안본다고 생각할 때 억눌린 고통으로 눈빛이 흐리멍덩해지는 것을. 통스는 가끔씩 지니를 한 두주 정도 달랑 낚아채서, 남부 프랑스 같이, 누드 해변- 통스는 항상 그걸 해보고 싶었었다- 에서 태양 속에 흠뻑 젖어들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 한동안이라도 이 광기 가득한 현실로부터 떼어놓는 것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유럽대륙은 브리튼(영국)만큼이나 공습을 많이 받고 있고, 그리고, 거기다가, 그녀나 지니 모두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자신들의 책임에 등을 돌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언젠간, 그녀는 생각했다, 그리고 지니의 늘씬하고, 우유빛에다 주근깨가 듬성 있는 팔다리가, 반짝이는 모래 위에 쭉 펴지는 걸 생각하며 미소지었다. 언젠가는.
그 녀는 통로 끝에 있는 문 앞에 서서 잠시 멈추고, 방어 결계의 마법이 피부를 따끔거리게 하는 걸 느꼈다. 그녀는 오늘 이 일을 하기로 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해리가 정직 중이라는 무디의 통지가 있은 후 오늘 아침 오러 팀들은 좀 뒤죽박죽이 되었다. 그녀는 아직도 약간 혼란스러웠고 해리가 그것에 대해 자신에게 결코 언급하지 않았다는 데 상처입은 심정이었다. 그들은 1년이 넘게 파트너였었고-그녀 생각엔-그보다 더 길게 친구로 있어왔다. 한번은 말포이 영지 급습에 이어 입원했다 풀려난 바로 그날 매우 취한 상태로 그녀를 유혹하기까지 했었었다. 만일 해리가 그렇게 확실하게 만취했고 비탄에 잠겨 있었고 정상적인 심리 상태가 아닌 게 아니기만 했었어도 그녀는 딴엔 우쭐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한쪽 팔을 해리의 어깨에 둘러 몸을 지탱하고 그를 집으로 데려갔고, 그들 둘이 만들어낸 형편없는 모습을 내내 생각하고 있었다 - 해리는 그녀보다 훨씬, 아주 훨씬 더 취해있었지만, 서투른 것만은 똑같았다. 그녀가 그를 침대에 눕혔을 때, 그는 의기소침하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짓을 했지? 왜 그가 그런 짓을 한 거야?”
그녀는 자신이 어려서 아팠을 때 어머니가 해주셨듯, 그의 눈썹을 문질러 달래주었다. “론은 괜찮아질 거야, 론. 그는 반드시 그럴 거라고.”
그러자 그는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눈빛은 밝고 이상하리만큼 명료했다. “론? 론이 뭘?”
드레이코 말포이의 병실로 이어지는 문간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그녀는 여전히 그의 말을 되새겨보고 있었다.
그 들이 사촌지간이긴 해도, 그녀는 자라오는 동안 드레이코와 거의 접촉을 갖지 않았는데, 그녀의 어머니가 가족들로부터 소외당해왔던 이유때문이었다. 말포이 영지 급습에서 그녀는 거의 10년만에 처음으로 그를 직접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그전에 그를 마지막으로 봤던 때는 그의 나이가 대략 16살 무렵이던 때 플로리쉬&블로트의 바깥에서의 우연한 만남이었고, 그의 건방진 비웃음은 그의 부친을 지독하게 닮아 있었다. 통스는 미소짓고는 자신을, 조금은, 서툴고, 그리핀도르적으로 소개했다- 그리고, 그녀는 금방 깨달았는데, 그들 가족간 사이 갈라진 불화의 틈을 잇기 위한 시도는 확실히 무의미했다.
그 의 목소리는 그의 시선만큼이나 차가워서 그녀가 마치 그의 값비싼 신발에 묻은 쓰레기인 것처럼 흘러나왔다. “너같이 잡종을-사랑하는 쓰레기들때문에,” 그는 느리고 분명하게, 말했다, “내 아버지가 바로 지금 아즈카반에 있지.” 그녀는 헐떡였고, 막 말을 꺼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는 몸을 돌려 키가 크고, 차가운 금발 여인, 그녀의 이모인 나시사를 한쪽 팔로 끌어안았다. 나시사의 표정은 그녀의 말이 이어지지 않게 했다. 그녀의 표정은 부서져서, 산산히 흩어져 버린 듯- 마치 그녀의 제정신이 얽어매기-주문으로 조각조각 붙여져, 서툰 재봉사의 작업으로 간신히 이어붙여진 듯했다. 통스는 뒤로 한발짝 물러섰고 그 즉시 뒤에 쌓여 있던 책 무더기에 걸려, 머리를 보도에 부딪치고 발은 공중에 붕뜬 자세로 나뒹굴었다. 그녀가 몸을 바로하고 지나가던 사람들의 걱정스런 표정을 간신히 벗어났을 때에는, 말포이 가 사람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게 통스가 자신의 이모가 살아있는 걸 본 마지막 순간이었다.
병 실 침대에 있는 남자를 처음 본 순간 그녀는 발걸음을 우뚝 멈추고 말았다. 그녀는 소년이었던 그를, 작고 밝은 눈빛인데다 온통 심술궂음으로 가득차 있던 그를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여위고, 날카로운-모습으로 고통받은 그림자를 차가운 눈빛에 드리운 십대 청소년을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멀리서, 유연하고, 강인한 형상이 저무는 태양의 광휘 속에 흠뻑 젖어 있던 걸, 말포이 영지에서 바로 지옥과 같은 사건들이 일어나기 직전 그를 봤던 걸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이토록 창백하고, 너무도 바싹 말라, 삐죽삐죽 튀어나온 듯한 모습으로는 결코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지루하다는 분위기로 예언자일보에 서 시선을 들었다. “또다른 오러군,” 그는 비웃었다. “내가 기쁨으로 날뛰지 않더라도 봐줬으면 싶군.” 그는 몸을 돌렸지만, 그녀는 신문을 쥐고 있던 손가락들이 긴장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이 모든 심문과정이 그에게 즐거울 거라고 착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러 훈련과정에서 필수적인 베리타세룸을 겪어봤기에, 매주 그가 무엇에 시달리고 있는지에 대해선 조금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었다.
그 순간, 근심스런-표정의 힐러가 문을 통해 들어와, 자신의 로브 주머니를 더듬었다. “통스 양?” 그는 괴로운 듯 말하며, 작은 약병을 끄집어내서 드레이코를 좀더 눈에 띌 만큼, 그렇다곤 해도 표정은 단조로웠지만,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녀가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한 후, 힐러는 말을 이었다. “당신이 도착했단 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 일을 시작해야겠죠?” 그는 뚜껑을 열었다.
통스는 미처 생각해보기도 전에 불쑥 말을 꺼냈다. “사실, 난 오늘은 베리타세룸을 건너뛰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힐러와 드레이코 둘다 경악에 가득찬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하지만-” 힐러는 더듬거렸다. 그녀는 그저 도전적인 눈초리로 그를 응시했고, 그가 항의했다, “이건 아주 불법적입니다!”
“ 알아요, 그리고 신경 안써요. 만일 당신들 힐러들이 베리타세룸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지금 이 소년이 아픈지 아닌지 말할 수 없다면, 당신은 스스로의 모자란 점을 베리타세룸으로 메우려고 애쓰기보단 좀더 훈련을 쌓으러 떠나는 게 나을 거에요.” 그녀는 문으로 걸어가 열어놓은 채, 그더러 떠나라는 동작을 취해보였다. “시간 내줘서 고마워요, 어쨌든.”
그 는 그녀를 날카롭게 노려보며 떠났고, 그녀는 작지만 심술궂은 희열감이 뿜어져나오는 걸 느끼며 그의 뒤로 과장스런 투로 문을 닫았다. 그녀가 드레이코에게로 몸을 돌렸을 때, 그는 감추지 않은 경외속에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당신은 미쳤거나 바보이거나 하겠군. 아니면 둘다거나,”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마도 난 그저 더 이상 신경쓰지 않을 것 같군.” 그녀는 눈썹을 뾰족하게 치켜올려보였다. “네가 그것에 대해 어느 것하나 알고 있는 건 아니잖아, 지금, 그렇지?”
그는 눈 속에서 반짝거리는 감정이상으로는 반응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녀는 그런 점에서 점수를 줘야할 것같다고 생각했다. “당신은 곤경에 처할 거야,” 그가 말했다.
“아마도.”
“하지만 왜-”
“이봐,” 그녀는 말을 뚝 자르고 들어가서, 좁고, 불편해보이는 침대 옆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넌 베리타세룸을 좋아하지 않아, 그렇지?”
그는 주저하다가, 머리를 흔들었다.
“좋아. 그리고 난 그래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걸 쓰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구. 그래서 문제가 뭐지?”
“내가 거짓말할 거라는 걱정은 안하나?”
그녀는 다시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아마도 그렇겠지. 아마도 안그럴지도 모르고.”
그는 그녀를 노려보았는데, 눈빛에는 신기한 동물을 구경하고 있는 사람에게서 더 흔히 볼 수 있는 경계어린 호기심이 가득차 있었다. “당신은 정말로 미쳐 있군.”
“ 만일 내가 그렇다면,” 그녀는 말했다, “그건 가족력일테지.” 그녀는 그가 한동안 혼란스러워하도록 내버려뒀다가 손바닥을 마주쳤다. “자! 그럼 일 얘기로 돌아갈까, 뭐?” 그가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을 때, 구석까지 몰려 어딘가 그저 상처입은 소년을 볼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건 자신감을 확고히 하기에 충분했다. “드레이코,” 그녀는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익숙한 듯한 태도로 이름을 부른 것에 그가 날카롭게 숨을 들이마시는 걸 보았다. “기억하고 있는 게 뭐지?”
그 는 입을 열었다, 닫았다. 그는 침을 삼키고, 눈 속에 가득하던 그늘이 앞뒤로 흔들렸다. 하지만 그가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을 때, 그 눈빛은 직선적이었고, 투명했다. “아주 조금,” 그는 말하며 침대 시트에서 주먹을 움켜쥐었다. “지독하게 아주 조금.”
그 녀는 그에게 몸을 숙여서 그를 만지고, 손바닥을 그렇게 주먹쥔 손 위에 눌러대며, 저 섬세한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어서, 그를 끌어안고 싶다고 생각했다, 비록-그녀의 혈통이 더럽혀져, 비속하고, 혐오스러운 사촌으로써 이제껏 결코 허락받지 못했던 모든 일들이지만. 그녀는 그가 아이였던 때만큼이나 그런 행동에 기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녀는 그에게 그런 게 지금 더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네가 가장 먼저 기억한 게 뭐야?” 그녀는 온화한 말투로 물었다.
그 는 마치 두통이라도 있는 듯, 인상을 쓰며 관자놀이를 가볍게 문질렀다. “말하기 어려워,” 그는 인정했다. “아주 많이 이상한 꿈들을 꿨는데, 어떤 게 내가 실제로 기억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 어떤 게 내 머리 속에, 포터와 그 망할 사진 앨범과 신문들과 내 본연의 뒤틀린 심정 속에서 그저 떠오른 것인지 더 이상 알 수 없어.”
그녀는 그 사진 앨범에 대한 언급은 좀더 나중에 물어봐야겠다고 머릿속에서 생각했다. “꿈에 대해 얘기해봐, 그럼. 뭘 봤어?”
“여러가지 일들. 때때로 난 학교에 있어, 사진에서 몇 번 봤던 호그와트라는 장소 말이야.”
“그냥 사진보고 알아차린 거야?”
“아냐, 정확하게는 아니지. 꿈 속에서 난, 어찌된 셈인지 호그와트에 있다는 걸 알아, 사진으로는 전혀 본 적 없는 교실이나 장소라 할지라도 말이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나-” 그는 망설였다. “글쎄, 거기엔- 포터가 있어.” 그는 급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내내 그를 보니까, 그건 그저 자연스러운 거지, 내가-”
“그밖에 다른 누군가 알아본 사람이라도?” 그녀는 말을 가로채며, 도대체 해리가 여길 얼마나 자주 왔다갔는지, 그리고 뭐가, 확실히, 드레이코를 방어적으로 만들었는지가 궁금해졌다.
“아,” 그는 말하고는, 얼굴을 약간 밑으로 떨어뜨렸다. “글쎄, 빨간-머리 힐러가 있어, 키 크고 귀여운 여학생-”
“지니?” 그녀는 말을 꺼냈다가, 이내 자신을 추슬렀다. “내 말은, 힐러 위즐리 말이야.”
“위즐,” 그는 말했다, “맞아, 바로 그 사람. 그녀는 나를 미워해, 알겠지만.”
“그밖에는 누구?” 그녀는 미끼에 달려들지 않고 물었다.
그 는 실망한 듯 보였다. “내 호위자나 뭐 그런 걸로 보이는 두 명의 커다랗고 멍청한 깡패가 있어.” 그는 그녀를 기대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파란-손끝이 흔들리며, 계속하라는 신호가 나왔다. “교사들이 몇 명. 거대하고, 털 많은 멍청한 남자. 길고, 흰 수염의 늙다리 멍청이. 검은 머리카락의 마른 남자.” 그는 생각에 잠겨 얼굴을 찡그렸다. “그에 관해서는 뭔가가 있는데- 뭔가 중요한 것. 그는 나에게-안전하다고 느끼게 해줘.” 그는 시선을 들어올려 그녀의 눈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있음에도 얼굴을 무덤덤하게 유지했다. 그는 기억하고 있어, 그녀는 거기에 자신의 수명을 걸 수도 있었다. “꿈속에서 기억나는 다른 게 뭔가 있어?”
“학교에서, 그 말이야?”
“뭐든지. 뭐든지 전부 다.”
“아아,” 그의 손가락이 자신의 파자마 바지의 올 풀린 솜털을 잡아뜯었다. “기억나- 그게, 내 생각엔 기억난다고 봐 - 내 아버지가.”
“그에 대해 설명해보는건?”
그 는 느리게 숨을 골랐다. “그는 키가 커. 확실한 금발이고, 매우 고급스럽고 세련되어 보여. 내가 자랑스럽다고, 그는 말해. 그는-” 드레이코는 말을 멈추고 그녀를 날카롭게 응시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몰라.”
갑작스런 질문에 그녀의 호흡이 잠시 멈춰졌다. “난- 그걸 말해줄 수 없어.”
“그는 죽었나?”
“난 너에게 그걸 말해 줄 수 없어.” 그들은 서로를 한동안 빤히 쳐다보았다. “미안해,” 그녀는 말했고, 아마도 그는 그녀의 말을 의미를 이해한 것 같았다, 왜냐면 그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리로 시선을 돌렸기 때문에.
“그는 꼭 그는 매우 중요한 사람 같아-같았어.”
“그가 꿈 속에서 뭐라고 말하거나 어떤 행동이라도 했어?”
“그는-” 그는 생각에 잠겨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는 항상 선택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같았어-내가 올바른 선택을 해낼 필요가 있다던가, 그는 내가 올바른 선택을 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든가. 그리고 내가 알기론- 아니면 내가 느끼기론, 꿈속에서, 난 그가 무슨 쪽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돼-내가 뭘 결정하길 원하는지 안다고.”
그녀의 귀에서 맥박이 두근거렸다. “그가 무슨 결정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그는 머리를 흔들었고, 표정은 괴로워보였다. “몰라. 꿈에선, 나는 내가 안다는 걸 알아, 하지만 깨고 나면,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게 뭔지 기억나질 않아.” 그는 인상을 썼다. “그게 말이 좀 되는 것 같아?”
“그래.” 그녀는 한숨지었다. “꿈속에서 어떻게 느끼고 있는데- 뭘 생각하고 있어?”
“ 나는- 들떠 있는 기분이야. 경외감. 조급함. 마치 그의 인도를 따르고 싶어서 안달하고 그에게 내 가치를 증명해보고 싶어서 기다릴 수 없는 심정 같이.” 그는 주먹을 틀어쥐었어. “내가 그랬길 바라고 있어. 그가 나에게 기대했던 모든 방식대로 살아왔길 바라고 있어.”
그녀의 숨이 가빠졌고, 그녀는 그를 바라볼 수가 없었다-그의 맹렬한 자존심과 격렬한 희망. 그녀의 눈동자 뒤에서 타는 듯한 느낌이 들어 눈물을 흘릴까 두려워졌다. 그녀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외에 꿈에서 기억나는 게 있어?”
그 는 잠시동안 조용해져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가 대답을 안하려고 하나 생각했다. 그 후 그가 말했다, 더듬거리며 망설이는 태도로, “나- 이건 아마도 이상하게 들릴 거야- 아마 내가 그냥 상상하고 있는 걸지도- 일종의 악몽 같은 거-” 그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을 때, 그녀는 그의 얼굴에 담긴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걸 말해줘,” 그녀는 말했다.
그는 숨을 푹 내쉬었다. “남자가- 있어. 하지만 사람이 아냐. 난 그가 뭔지 확신할 수 없어.”
그녀의 호흡이 더 빨라졌다.
“그는 키가 크고-” 그는 몸을 떨었다. “-무서워. 얼굴은 뱀 같고, 사람 같지가 않아, 길고, 차가운 손가락을 가졌고 눈은 꼭 사람을 바로 꿰뚫어보는 듯해, 마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처럼.”
“그가 뭘- 했지?” 그녀는 가까스로 물었다.
“ 그는 이름을 불러서 날 지목해, 그리고 나는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성배를 받아들고 마시지- 그는 뭔가 말하는데 -소녀에 대한 얘기인가?” 그는 찡그리며 정신을 집중했다. “잔 안의 것은 끔찍해- 탁하고 따뜻하고-그리고 그는 나를 만져, 그러면 아파, 너무도 지독하게 아파.” 그는 자신이 왼쪽 팔을 문지르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바로 거기에 어둠의 표식이 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기에, 토할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꿈 속에서 넌 그에게 어떤 기분을 느끼는데?”
“ 마치-” 그는 눈을 감고서, 올바른 단어를 찾고 있는 듯 보였다. “마치 내가 가졌던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듯해. 마치 내가 그를 따라 지구 끝까지라도 갈 것같이.” 그는 눈을 뜨고 약간 불안정한 웃음소리를 냈다. “내가 괴상할 거라고 말했잖아.”
그녀는 그에게 미소로 응답할 수가 없었다. “그게 그에 대해 기억하는 전부야?”
“그래. 그냥 바로 그 꿈이지. 하지만 한번이상 꾸긴 했어.”
“항상 똑같아?”
“응. 아주 세부사항까지.”
“알았어.” 그녀는 말했다. “뭐-”
“그게 무슨 의미지?”
“나- 뭐가?” 그의 질문은 그녀가 방심한 틈을 타고 던져졌고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를 나무랐다. 오러라면 결코 방심해선 안된다.
“그게 무슨 의미지?” 그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난 똑같은 꿈을 계속계속 꾸고 있어-모든 끔찍한 세부사항까지- 그리고 넌 마치 철사처럼 긴장해서, 한순간 딱 부러질 것처럼 앉아 있다고. 거기엔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게 확실하지.”
그 녀는 자신이 오러 로브 안에서 주먹을 움켜쥐고 있다는 걸 깨닫고 부끄러워졌다. 천천히, 아주 유유히, 그녀는 주먹을 풀고 허벅지 안으로 옷감을 쓸어내렸다. 좀더 창피스러운 것은, 어쨌든간에, 심문하는 게 얼마나 쉽게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나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숙련된 오러고, 이미 쌓이고도 남을 만큼 충분한 경험을 겪었다, 그리고 만일 그녀 자신의 삶에서 뭔가 다른 분야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다면, 자신이 어린시절부터 알고 있던 수감자를 심문하는 동안 그녀가 확실히 정신적으로 완전히 날카롭게 곤두서 있었다는 것이다. “네 질문에 대답해줄 수 없어,” 그녀는 그를 이해시켜주고 싶어서, 말했다.
그는 이를 갈고는 몸을 돌렸다. “누구도 내 망할 질문에는 결코 대답해줄 수 없지.” 그는 낮게 투덜거렸다.
그녀는 한숨짓고는 불편한 의자에서 몸을 꼼지락거리고, 다리를 꼬았다가 다시 풀고, 좀더 몸을 곧게 세웠다. “이봐, 우리가 너에게 어떤 것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게 아니야. 그저 외부에서 네 과거에 대한 정보를 하나라도 얻게 되면 기억을 회복하는 과정이 잘못될 수도 있기에 그런 거야.”
그는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그게 그들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예언자 일보의 복사본 중간중간이 종종 빠져 있는 이유인가?”
“그건 아마 이유의 한 부분일 거야.”
그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포터에 대해서는 어때?”
그녀의 눈썹이 혼란스러움으로 미간에 몰렸다. “포터에 대해서 뭐가?”
“만일 내가 내 과거에 대해 미리 들어버리지 않게 되어 있다면, 그렇다면 왜 그는 여기 오는 걸 허락받았고, 그의 사진 앨범을 보여줄 수 있고, 우리 학창 시절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게 허가되어 있지?”
“그가 뭐라고?” 그녀는 스스로를 억누르지 못하고 불쑥 말을 해버리고 난 후 자신의 입을 철썩 닫아버렸다.
그러나 그는 이미 능글거리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것에 대해서는 몰랐군, 그렇지?”
그녀는 자신을 차주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건 이미 너무 늦었다는 걸 알았다. “다른 누구에게 얘기했었어?”
“오러로 보이는 사람들중 하나에게.”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나이든 양반이고. 추하게 생겼고. 한쪽 눈이 이상하지.”
무디, 그녀는 생각했다. 무디가 알아? 그녀는 한동안 침묵에 빠져, 생각해보고는, 주의깊게 자신의 얼굴에서 표정을 지우고 드레이코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실망한 듯 인상썼다. “포터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게 아니야?”
그녀는 그의 말투에 한쪽 눈썹을 치켜올려보였다. “네가 하고 싶어하는 만큼은 확실히 아냐.”
그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그녀는 뺨이 붉게 물드는 걸 볼 수 있었다. 화가 나서거나 다른 무언가일 테지, 그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다른 뭔가 기억나는 게 있어, 드레이코?” 그녀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물었다.
그 는 좀더 오래 입을 다물고 있었기에, 그녀는 자신이 베리타세룸을 갖고 있던 그 힐러를 찾으러 나가야하는 건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후 느리게, 마지못한 듯, 그는 말했다. “여자가 있어. 아마도 한번에서 두 번 본적 있었어. 그녀는 친척이나 뭐 그런 것 같아.”
통스는 자신의 이모 나시사에 대한 기억 속에 호흡을 느리게 유지했다. “어떤 관계인지 기억할 수 있어?”
“직접적인 가족은 아냐, 아니라고 생각해. 아마도- 사촌?”
그 는 한 순간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고, 그녀는 그가 아닐 거라고- 아냐, 그럴 수 없어, 그렇지? 라고 희망했다. 확실히 그녀는 자신들이 처음 만났던 가벼운 만남에서 그에게 많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었다. “어떻게 생겼지?” 그녀는 이 질문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물었다.
“키가 크고. 금발. 마른 여자야.”
통스는 눈을 깜박였다. “그녀가 사촌이라고 확신하는 거야?”
그는 그녀를 빈정대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어떤 빌어먹을 것에라도 확신할 수 있다고 봐?”
그녀는 콧방귀를 뀌었다. “정확하군.”
“그녀는-” 그는 말을 잇다가, 조금 얼굴을 찡그렸다. “난 그녀가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가 없어.”
통스가 숨을 삼켰다. 그럴 수가 있나-? “그녀에 대해 뭔가 기억나는 거라도?”
그 는 그녀의 긴장을 깨닫지 못한 듯,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많지 않아. 그녀에 대해서는 겨우 두 번 꿈으로 봤을 뿐이니까, 그리고 그다지 말이 되는 내용도 아니고. 그건 마치- 내가 뭔가로 그녀를 돕고 있는 것 같았지, 하지만 난 돕지 못했어.”
“무엇으로 그녀를 돕고 있었는데?”
그는 다시 어깨를 으쓱했다. “일종의 조사 연구지, 내 생각엔. 나는 완전히 먼지로 뒤덮인 오래된 책들과 서류들에 대해 꿈을 꿔. 대부분이 아주 무가치한 물건들 같아 보이는 것이야.”
“책들과 서류들?”
그는 경멸하는 듯한 행동을 취해보였다. “오래된 서류들, 논문들. 너무 오래되었거나 다른 언어로 쓰여있어서 내가 읽지 못하는 것들이지.” 그는 의심스런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게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겠어?”
“내 기분좀 맞춰줘봐,” 그녀의 머릿속은 가능성을 찾아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걸 보이지 않으려고 애써 무덤덤하게 말했다. “서류에 뭐가 있었는지 기억나?”
“내가 모르는 언어라는 걸 빼고 말이야?” 그는 냉소했다.
그녀는 그에게 한쪽 눈썹을 치켜올려보였다. “하나도 읽을 수 없는 거였어?”
그는 그녀를 마주 노려보다가, 시선을 멀리로 옮겼다. “약간.” 그는 말했다.
“무슨 내용이었는데?”
다시금, 한참동안, 그녀는 그가 대답을 안하려나보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불쑥, 그는 말했다, “고대주문들. 저주들.” 그는 약간 몸을 떨었다. “어둠의 마법들.”
“왜 네가 고대 저주를 읽고 있었어?”
“몰라,” 그는 말하며, 그녀와 다시 시선을 마주쳤다. “꿈속에서는 내가 확실히 알았다고 해도, 잊었어.”
“네- 사촌-과 이것에 대해 얘기한 기억이라도 있어?”
“약간. 그녀는-” 그는 눈썹을 찡그렸다. “난 그녀가 뭐라고 말하는지 기억이 안나, 기억나는 거라곤 다급해하는 느낌뿐이야. 그녀는 뭔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고, 나도 그래.”
“꿈 속에서, 네가 위험에 빠져 있는 걸 느껴?”
“그녀로부터, 그 말이야?”
“어느쪽이든.”
그 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즉시는 아냐, 아니지. 나는 그녀가 나에게 위험해질 수 있다는 느낌은 있어, 하지만 그녀는 바로 그 순간에선 아니었어, 아니지. 벽 바깥에서 위협적인 느낌이 있긴 해도. 하지만 난 그게 뭔지 몰라.”
“꿈 속에서 넌 어디에 있는데?”
“몰라. 책들이랑 난로가 있는 방이야. 창문은 없고, 내 생각에-” 그는 멈칫했다. “내 생각에 문은 밖에서 잠겨있어,” 그는 느리게 말했는데, 마치 지금 그걸 깨달은 듯 했다.
그녀의 눈이 자신도 모르게 커다래졌다. “네가 감금되어 있어?”
“ 몰라,” 그는 다시 말했는데, 괴로운 표정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할 수 없어- 어디에 내가 있는지, 왜 거기 있는지. 내 생각에 그녀는 나를 무언가로부터 보호하고 있었지, 하지만 어쩐 일인지는 몰라도 날 위협하고 있기도 했어.”
“그녀가 너에게 그 오래된 서류들을 읽게 한 사람인가?”
“그렇게 생각해, 그래.”
“그리고 넌 왜 그 조사를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기억나는 게 없고?”
“없어,” 그는 말했다. “난 몰라-” 그는 불쑥 말을 멈췄고, 눈이 커졌다. “잠깐. 아냐. 그건- 아냐.”
“뭐지?” 그녀는 물었다. 그는 침묵에 잠겨, 멍하니 바로 앞 텅빈 공간을 응시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다시 압박을 가했다. “드레이코, 뭐지? 뭘 기억한 거야?”
그의 숨결이 더 가빠졌고, 그가 그녀를 쳐다봤을 때, 눈동자에는 공포의 그림자가 깃들어 있었다. “해리포터,” 그는 말했다. “해리 포터에 대한 것이 있었어.”
***
오러가 떠났다. (가기 전에 그녀는 예전처럼 한 손으로 그의 머리칼을 헝클어뜨렸다. 그건 얼마 안 되는 말포이의 기억 중에서도 가장 생소한 것이었다.) 평상시처럼 베리타세룸 후유증을 겪지 않아도 되는 것은 고마웠지만, 대신 다른 두려움이 내장을 갉아 먹었다. 포터는 말포이가 적진의 일원이며 죽음을 먹는 자였다고 지난번에 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오러들은 매주 어두운 기억과 불길한 음모에 대해 그를 심문했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껏 한번도- 지금까지는 단 한번도- 자신이 과연 위험한 사람이었는지 여부를 진짜로 의심한 적은 없었다.
그는 누워서 눈을 감고, 꿈을 더 똑똑히 떠올려 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아무래도 해리 포터 단 한 명 때문에 그가 저주와 공포가 실린 어둠의 마법 고서들을 뒤졌던 것 같다는 기이하기 짝이 없는 기억만 떠오를 뿐이었다.
해리 포터. 그는 울화가 치밀어서 생각했다. 망할 놈의 해리 포터. 그러자 유감스럽게도 다른, 전혀 새로운 영상이 떠올랐다. 그는 눈을 뜨고 햇빛 가득한 방을 둘러보았다.
베리타세룸을 먹지 않은 덕에 기력은 있었지만 늦은 오후 공기가 따뜻한 나머지 졸음이 왔다. 눈꺼풀은 다시 스르르 내려갔다. 그는 태양의 따스한 입맞춤이 드러누워 있는 그의 몸 위에 빛으로 된 창살을 그어 놓는 것을 느끼면서 침대에 늘어져 있었다. 그는 깊게 숨을 내쉬고서 생각 속을 헤메었다. 이윽고 강한 녹색 눈에 안경을 쓴 말라깽이 오러에 생각이 당연한 듯 고정되었다.
진짜 기억인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포터에 대해 기억나는 것이 있었다. 진짜이든 가짜이든 간에 그는 이 생각을 외면할 수 없었다. 요사이 그를 덮치고 있었다 -키 크고 여위고 창백하고, 말포이가 더듬으면 흥분하고, 그를 향해 열려 있고, 애원하고, 말포이가 그를 감싸면 신음하는 상상 속 포터가.
말포이는 숨을 들이켰다. 눈은 시종 감겨 있었다. 그의 손은 바지의 허리춤 아래를 꿈틀거리다가 열이 솟을 만큼 세게 쥐었다. 지금이 한낮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언제든 병원 직원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런 생각이 자꾸 일어나는 것을 수치스러워 해야 마땅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적어도 누가 그 생각을 알아차릴까봐 두려워해야만 한다는 것도-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은, 솔직히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는 낮게 억눌린 소리를 내며 절정에 올랐다.
그는 가쁜 숨을 쉬며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풀어진 눈동자를 햇살이 찌르는 아픔을 맛보며 눈을 떴다. 숨을 고르면서, 그는 아무도 와서 보거나 엿듣지 않았던 것과 밖으로 내뱉어 주워 담을 수 없게 되기 전에 이름 하나를 입 속으로 삼킬 수 있었던 것을 신께 감사했다.
그는 윗도리를 벗어 더러워지건 말건 신경 쓰지 않고서 배와 손바닥에 묻은 액체를 닦아냈다. 그리고는 뭉쳐서 바닥에 팽개쳐 버렸다. 그는 모로 누워서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았지만, 잠들지는 않았다.
9장
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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