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일 일요일

[내일 03][해리/드레이코] 동틀 녘

작가: November E. Snowflake
창작일: 2005/9/15
페어링: 해리/드레이코
등급: NC-17
분량: ~5,000 단어
줄거리: 드레이코가 알다시피 해리 포터에겐 약속을 지키는 습관이 있었다.
권리 포기 각서: 더없이 유감이지만 이 남자들은 제 소유가 아닙니다.
작가의 한마디: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내일, 그리고 내일, 그리고 또 내일)'과 짝을 이루는 글입니다. (3T를 먼저 읽고 읽으시는 게 좋습니다. 앞 이야기를 아시는 편이 이해가 잘 될 거예요.) 후편이라고 부르지 않는 까닭은 이 글은 3T의 해리와 드레이코에게 가능한 여러 미래 중 하나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그저 제가 쓰고 싶었던 미래일 뿐이죠. ;) 이 글은 해리 포터 6권이 출판되기 전에 구상되었으므로 혼혈 왕자의 원전 내용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신속하고 야하게 글을 검토해 주신 bowdlerized님께 무척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전편: 내일, 그리고 내일, 그리고 또 내일





동틀 녘

어둠 속에서도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온 사랑이니,
날이 밝더라도 우리는 마냥 함께여야 하는 것입니다.
—존 던, '동틀 녘(Break of Day)'


두 번째로(그리고 희망하건대 마지막으로) 볼드모트가 쓰러지고 40일이 흘렀지만 드레이코는 은신을 그만두지도, 머글 지역의 조금 쇠락한 아파트에서 거처를 옮기지도 않았다. 그는 이제 <예언자 일보>를 받지 않았기에 그레인저가 현관에 나타나서 그 정보를 알려 주고 피델리우스 마법을 그만 거두어 가길 바라는지 물어 오던 때를 빼놓고는 마지막 전투에 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

“볼드모트는—?” 그는 물었다.

“완전히 소멸했어.” 그녀가 말했다.

“포터는?” 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해리가 주문을 썼어.”

“포터는 지금—”

“병원에 있어.”

“그가—”

“해리는 괜찮을 거야. 그냥 상태를 보러 입원한 거야, 겉보기에 나타나지는 않는 수법으로 부상을 입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제서야 그는 자기가 호흡을 멈추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숨을 토해냈다.

그레인저는 그를 향해 미소지었다. “나와 성 뭉고 병원에 갈래? 해리는 분명—”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래도—”

“그런 식으로 내가 세간에 알려질 필요는 없어, 그레인저.”

그녀는 날카롭게 눈살을 찌푸리며 뒤로 물러섰다. “내 생각에는 너도—”

“내가 뭘 하든 네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그녀가 노려보았다. “그러게 상관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야.” 그러고는 그녀는 사라졌다.

그 후로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포터도 오지 않았다.

* * *

그가 근래까지 포터와 교류를 했다는 사실은 아직도 돌이켜보면 놀랍기 그지없었다. 호그와트를 떠날 무렵에 그는 자신이 어둠의 마왕을 섬기다가 죽거나 포터가 전투에서 죽거나 하리라고 반쯤 예기했었다. 아니면 둘 다 실현되거나. 정말로 그랬다. 그는 포터를 두 번 다시 보게 되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호숫가에서의 그 밤만이 거듭거듭 꿈에 나타났다—포터의 완고한 눈빛과 포터가 드레이코의 타이를 붙든 주먹에 준 힘과 입술에 닿았던 포터의 따뜻한 숨결이. 드레이코의 꿈 속에서 포터는 물러나지 않고 밀고 나와 드레이코에게 입을 맞추었고, 욕망와 희망과 그 빌어먹을 용기를 맛보며 드레이코는 몸과 마음으로 그에게 빠져들었다. 꿈 속에서 그는 호숫가에서 대왕오징어의 움직임에 물결치는 수면을 바라보며 홀로 밤을 지새우는 것이 아니라 포터를—해리를—풀이 우거진 둑에 눕히고 그의 몸을 샅샅이 탐색했다. 이마에 패인 흉터, 드레이코에게 갈증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던 운명의 표지를, 그리고는 경건한 손길로 얼굴부터 어깨와 (너무 야윈, 포터는 언제나 너무 야위었더랬다) 가슴과 그보다 더 아래를 어루만졌다. 그 다음의 손길은 그리 경건하지 않았다—거칠었다가, 부드러웠다가, 그는 자신 외에는 아무도 그곳을 아는 특권을 얻지 못했던 포터의 은밀한 부분을 만지며 (그의 상상 속에서는 그랬다—포터는 오직 그만의 것이었고, 이전에도 이후에도 한결같이 그랬다) 지분거리거나 살살 달래거나 움켜잡으면서 포터가 절정에서 토정하며 황홀한 고통에 부르짖도록 이끌었다. 드레이코는 그 목소리를 영원토록 듣고 싶었다, 포터가 기꺼이 들려주는 한 내일도 또 그 다음 내일도.

그런 뒤 그는 혼자서, 휑한 가슴을 안고, 어둠의 표지를 받은 몸으로 깨어났다.

* * *

좁은 아파트에서의 삶은 따분했지만 별로 어렵지는 않았다. 드레이코는 죽음을 먹는 자들이 피델리우스 마법을 뚫고 무슨 수를 써서 그의 마법 흔적을 추적하지 않도록 마법을 최소한으로 쓰는 법을 익혔다. 이제 포터가 어둠의 마왕을 무찌른 이상 그런 것이 별반 위협이 되지는 않을 테지만, 그레인저에게 죽음을 먹는 자들의 현 상태에 대해 물을 생각은 들지 않았기에 그는 그저 만일에 대비해서 마법을 덜 쓰는 습관을 이어갔다.

어둠의 표지는 변함없이 추한 꼴로 팔뚝에 새겨져 있었다. 그는 혹시나 볼드모트가 죽으면 표지가 사라지거나 최소한 희미해지기라도 하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마지막 전투 이후로는 타는 듯 뜨거워지지는 않게 되었으니 좋은 일이긴 했다. 표지와 볼드모트 사이의 마법적 연결은 끊어졌지만 표지는 영영 피부 속에 낙인이 찍힌 것 같았다. 놀랍지는 않았다. 죽음의 마왕은 무슨 일도 어중간하게 하는 법이 없었다.

뭐, 물론, 거의 죽은 몸이었지만 실은 아니었던 그 시간은 제외하고 말이다.

공판 이후로 6개월, 그레인저의 피델리우스 마법의 보호를 받으며 이 곳에 고립된 지도 6개월이 흘렀다. 그는 아파트의 서재가 너무 빈약한 것에 질렸고 그레인저는 거의 6주 동안이나 새 책을 들고 찾아오지 않았다. 한번은 그녀는 그에게 움직이는 그림과 소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머글 기계를 권했다—"패션 스타일 칼럼도 한번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그녀는 이죽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그 바람에 드레이코가 눈을 가늘게 뜨는 것을 모르는 척 무시하고 말했지만—아무리 그가 죽음을 먹는 자로 살지 않기로 했을지언정 머글이 사는 방식을 몽땅 포용하게 되지는 않았다. 이따금 포터가 어색하게 찾아와 그를 산란하게 하던 것도 이제는 끊어졌다.

그는 아파트 안의 의자 하나를 본의 아니게 '포터의 의자'로 여기게 된 것이 기분 나빴다. 포터가 황공하옵게도 찾아와 차를 드실 때마다 그는 항상 창가의 부르고뉴 커버를 새로 씌운 의자에 앉곤 했다. 그 자리에서 안경은 빛에 번득이고 그림자는 해리 포터의 얼굴 위로 소년기와 청년기의 차이를 나타내는 날카로워진 윤곽과 뚜렷해진 선을 덧그리며 반쯤 드리워졌다.

그러나 충격적으로 부스스한 머리카락과 포터의 최면을 거는 듯한 녹색 눈동자는 조금도 변함없었다—그 눈은 언제나 무언가를 찾아 파고드는 듯했지만 드레이코는 그게 무엇인지는 짐작도 가지 않았다. 포터가 적나라한 욕망을 찾는 것이기라도 했다면 드레이코의 얼굴과 태도에 도사린 그것을 눈치채지 않기란 분명 힘들었을 텐데. 어느 날에는 정말이지 그는 포터를 벽이나 바닥이나 아무 편리한 면에나 밀어붙인 다음 웃옷을 벗기고 그를 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비록 이따금 그가 포터의 눈에서 그에 답하는 관심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고 생각하긴 했어도—특히 드레이코가 너무 오래도록 응시하다가 들켰을 때 그랬는데—그 빛은 어디까지나 희미했으며 금세 자취를 감추었고, 단 한번도 드레이코가 잠재된 가능성에 걸고 어렵게 얻은 신뢰를 잃을 위험을 무릅쓸 만큼 선명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드레이코의 감정은 이미 남김없이 드러나 있었으니,  좆같게도 사랑에 기반한 보호 주문을 골랐던 드레이코 본인의 바보짓은 물론이고 마법부가 연 공판에서 그레인저와 늑대인간이 노고를 아끼지 않고 증언해 준 덕분이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어둠의 표지 옆에 포터의 이름을 문신해서 다니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흉하고 지독하긴 마찬가지니까.

그래서 그는 포터가 와인색 의자에 앉아서 한 조각 햇살을 받으며 차를 홀짝홀짝 마시고 식료품 창고에 매주 마법으로 배달되는 비스킷을 사방에 부스러기를 남기며 먹고 온갖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해서—마법부와 전쟁과 그레인저와 위즐과 종적을 감춘 위즐의 여동생과 드레이코의 이종사촌 님파도라와 늑대인간과, 포터가 계속 그의 집에 찾아오는 진짜 이유만 뺀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 떠들도록 놓아 두었다.

그는 포터의 의자에 앉아 등을 기대고서 햇빛을 피해 눈을 감았다.

* * *

갇혀 지내다 미치지 않으려고 드레이코는 이따금 혼자 놀이를 즐겼다. 예를 들어 그는 이번에 식료품 창고나 아이스박스 속에 마법에 의해 나타나는 음식이 무엇일지 매주 알아맞춰 보곤 했다. 대개 음식은 연거푸 똑같았다—빵, 치즈, 호박 주스, 홍차와 먹는 비스킷. 그러나 가끔씩은 딸기나 아몬드나 머핀이나 검은딸기 잼처럼 즐거운 깜짝 메뉴가 있었다. 그레인저는 처음 그가 이곳에 왔을 때 그에게 요리하는 법을 가르쳐야 했고, 이제 그는 선반에 꽂힌 머글 요리책의 용어와 분량을 이해하는 놀라운 숙달의 경지에 올랐다. 그건 더 맛있고 생명과 팔다리에 약간 덜 위험할 뿐 마법의 약 과목과도 조금 비슷한 데가 있었다.

가끔 그는 혼자서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놀이도 했다. 만약 그가 죽음을 먹는 자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답은 쉬웠다: 아버지는 그와 의절했을 것이고 그를 죽이라는 명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비록 드레이코는 아버지의 사랑을 절대 의심치 않지만, 그 정도인 것이다. 그는 아버지의 충성심도 절대 모르지 않았다.) 그가 마법부 정보국과 연락할 주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는 죽음을 먹는 자로서 애도하는 사람 하나 없이 죽었을 테고 아마 분명 포터를 구할 용기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해리 포터를 아예 만나지 않았다면? (그는 생각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는 도저히 상상되지 않는 것도 있다.)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지난 6개월 동안 그는 많은 시간을 자기 손은 다른 사람의 손이라고, 다른 사람의 몸이 자신을 묵직하게 누르고 있다고, 귓가에 들리는 거친 숨은 다른 사람이 내뿜는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자위행위를 하며 보냈다. 성년기의 시작에 아슬아슬하게 들어서는 십수명의 적당한 젊은 남자를 포함해서 다른 십대 청소년이 가득한 학교에 둘러싸인 열여섯 살 이후로 이렇게 많이 자위를 한 적은 없었다. 당시 그의 생각은 꽃밭에서 춤추는 벌처럼 이 남자애와 저 남자애 사이를 오갔었다. 요즘은, 한 사람에게로만 향했다. 단 한 사람.

그레인저는 그가 메모를 하거나 편지를 (그는 그럴 정도로 무모하지는 않았지만) 쓸 수 있게끔 아파트에 양피지, 잉크, 깃펜을 모자라지 않게 들여 놓았다. 그는 가끔 회고록을 쓰는 건 어떨까 생각해 보았지만, 마법사 사회에 죽음을 먹는 자는 포화되도록 있으리라 짐작했다. 게다가 마법부 청문회를 거친 그가 이 이상 새로 밝힐 수 있는 사실이래 보았자 그것이 어느 방향으로 매달려 있는가 정도밖에는 없을 듯싶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의심할 바 없이 그의 재단사를 매수해서 답을 쉽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바깥의 다른 마법사들의 사회에는 그 사회 나름의 유희가 따로 있었다.

* * *

이렇게나 다른 마법사 세계와 단절되어 지내는 것은 이상했다. 하다못해 벨라 이모가 그를 아버지의 비밀 장서관에 가두었을 때에도 최소한 그는 하루에 세 번 집요정이 음식을 나르러 나타나는 것을 셀 수는 있었고 이따금 벨라트릭스 자신이 그의 진도를 검사하러 오기도 했었다. 불과 6주 전만 해도 드레이코는 그레인저가 매주 방문할 것이며 포터가 이따금 방문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자신의 허락 하에 그레인저가 비밀을 밝힌 유일한 사람인 그는 항상 드레이코의 집에 자기 자신이 또다시 찾아와 있음을 퍼뜩 깨닫고 놀라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불안하거나 불편한 기색은 하나도 없이 차를 마시고 그의 의자에 앉아 있곤 했다.

돌아갈 때마다 포터는 다소 내키지 않는 기색으로, 마치 드레이코가 무슨 말을 하거나 무슨 행동을 하기를 기다리는 양 자주 열린 문가를 맴돌곤 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포터에게 자진해서 마음을 터놓은 후로 수 년간 괴로움에 시달렸던 드레이코는 거리를 유지하고, 한 걸음 물러나고, 번번이 포터를 돌려보냈다.

가끔 그는 자신에게 포터의 용기가 있었다면 하고 바랐다. 아니면 그의 살아남는 능력만이라도. 포터와 있을 기회가 다시 온다면 자신이 살아서 버틸 수 있을는지 그는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런 기회를 다시 얻는 게 싫다는 건 아니었다.

* * *

그레인저가 마지막으로 방문하고서 40일이 지났을 무렵, 해가 저물기 직전에 아파트의 문에서 노크 소리가 세 차례 났고 드레이코는 한동안 몸을 굳혔다가 거실을 가로질러 나아갔다. 문을 열자 오만상을 찡그린 해리 포터가 그를 노려보며 서 있었는데 지저분한 머글 옷을 입은 그는 단정치 못해 보이면서도 이상스럽게도 매혹적이었다. 드레이코는 앞을 빤히 응시했다.

“말포이.” 포터가 말했다.

"포터.” 드레이코는 비웃음을 섞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말을 받았다. 너무도 오래 사람과 교류하지 않고 지냈기에 타인의 존재감은 어찔할 정도였다. 몸 깊숙이 배어 있던 말포이식 태도마저 어디로 가버렸는지, 그는 무감각한 기분으로 현관에 멍하니 서 있었다.

포터는 얼마 동안 빤히 마주 응시하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 “들어가도 돼?”

“아, 내가—그래. 물론이지.” 그는 혀를 깨물 뻔했다. 물론 따위 소리는 할 필요가 없었다. 여긴 그의 집이었다. 그가 포터를 집 안에 들여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었다. 만약 세상의 구원자라는 이번에 포터가 새롭게 되찾아 앉은 지위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드레이코는 볼드모트의 패배 이후로 마법사 뉴스를 별로 챙겨 듣지 않았다.

포터는 마치 드레이코와 벽 사이의 공간에 끼어들려는 것처럼 가까이 다가와서는 가슴이 서로 닿을락 말락하는 거리에서 멈추었다. 화들짝 놀라서 눈을 들어 포터와 눈을 마주친 드레이코는 포터의 눈동자에 감도는 호기심, 추측, 관심을 보았다. 어쩌면 깊이 묻힌 욕망의 잔흔도 포터가 시선을 내리고 드레이코를 지나치는 찰나지간에는 본 듯싶었다.

드레이코는 문을 닫고 포터에게 등을 돌린 채 잠깐 동안 눈을 감았다. 그는 가면이 다시 제 위치로 돌아왔음을 어느 정도 확신한 다음에야 뒤돌아섰다. “네가 마침내 볼드모트를 몰아냈다는 소식을 들었어.”

포터는 앉으려고 하지도 않고 드레이코의 거실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너도 알고 있었군.”

드레이코가 냉소했다. “바깥출입을 못하는 신세라도 소식은 이따금 듣는다고, 포터.”

“내가 듣기로는 너 스스로 계속 바깥출입을 안하고 살기로 정한 거라던데.”

“내가 아직 도처에 깔린 죽음을 먹는 자에게서 계속 숨어 살기로 정한 것일지도 모르지.”

포터는 조금도 무안해 하는 기색이 없었다. 드레이코도 그가 무안해 하리라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네가 꼭 여기 살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 포터는 성난 듯 두 손을 홱 펼치면서 대답했다.

“뭐가 문제지, 포터? 나의 이 내부 장식 센스가 마음에 안 드나?”

“좆까, 너의 이 내부 따위엔 털끝만큼도 관심 없어,” 포터는 쏘아붙이다가 별안간 퍼뜩 입을 다물고는 얼굴을 벌겋게 물들였다.

드레이코는 침묵이 흐르도록 잠시 내버려 두었다가 더 차분하고 느려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피델리우스 마법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겠지?”

한결같이 그리핀도르다운 포터는 그와 정면으로 시선을 마주했다. “그건 문제 없어.”

드레이코는 그가 말을 꺼내길 기다렸고 예상대로 포터는 침묵을 없애려고 입을 열었다. “네가 병원에 오지 않으려고 했다고 헤르미온느가 그러던데.” 그가 비난했다.

드레이코는 내심 움찔했다. “거기 가는 건 별로 좋은 생각 같지 않았어.”

“날 만나고 싶지 않았던 거지.”

“그런 게—”

그런 거잖아, 말포이. 그렇게밖엔 안 보인다고.”

“멀린이시여 맙소사, 포터, 내가 거기서 환영받을 거라고 생각하나? ‘개심한’ 죽음을 먹는 자가 불쑥 나타나서 빌어먹을 세상의 구원자에게—”

 환영했을 거야.”

드레이코는 입을 다물었다. 포터는 반항하다시피 그를 뚫어지게 보고만 있었고, 끝내 드레이코는 가까스로 말을 이었다. “설령 네가 깨어 있다 하더라도, 포터, 너도 알다시피 다른—”

포터는 으르렁거렸고, 그가 뭘 할 셈인지 드레이코가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달려들더니 드레이코의 양 어깨를 잡고 꼼짝 못하도록 문에 밀어붙였다. “맙소사, 말포이, 정말이지 이러기도 빌어먹게 지긋지긋하다.” 그러고서 그는 말포이의 입술을 덮쳤다,

드레이코에게 이 상황은 처음에는 좀 현실감이 없었다. 그는 이걸 너무나 여러번 생각하고, 꿈꾸고, 하다못해 당장 과거에 기억을 상실하고 마음의 미궁 속을 헤매던 때엔 무슨 영문인지 꿈을 현실로 생각하기도 했었던 것이다, 마치 해리 포터의 키스에 대해 머리로 생각한 것들이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었길 바라기라도 했던 듯이.

그는 포터가 이런 식으로 키스할 거라고 늘 생각했었다—받아들여지리란 확신을 못해서 강제력을 쓰기로 결심한 것처럼 공격적이고 약간 어색하게. 드레이코가 맞붙은 입술을 열자 포터는 헐떡였고, 드레이코는 분명 포터가 오후에 마셨을 쓰고 약간 퀘퀘한 커피를 희미하게 맛보았다. 그는 포터의 두 손바닥이 문에 자신을 단단히 고정하는 바로 그 순간 어깨를 잡은 포터의 손가락이 매달리다시피 더 세게 파고드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포터의 혀가 혀를 쓸어내리고 감으며 포터의 입안으로 빨아들였다. 드레이코는 헐떡거리며 포터의 몸에 닿은 자신이 속절없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포터의 골반이 그를 압박했으며 거기에서도 반응하여 딱딱해진 무언가를 느낀 그는 신음성을 냈다. 

포터가 드레이코의 입술에서 입술을 떼고 몸을 숙여 어깨부터 무릎까지를 한데 겹치자 드레이코는 몸을 떨었다. 포터는 낮고 거칠고 절박한 음성으로 귓가에 속삭였다. “빌어먹도록 오랫동안 널 원했다고. 네가 나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미치게 해 주겠어.”

“그래,” 드레이코가 헐떡였다. “그래.” 그는 해리 포터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고, 그건 어쩌면 운명치고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고개를 돌리자 드레이코는 어느덧 포터와 눈을 맞추고 있었다. 안경으로 가려진 너머에서 녹색 눈은 이상한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드레이코는 달아오른 포터의 뺨 위의 모공과 삐죽삐죽한 검은 속눈썹과 변함없이 이마에 패인 흉터의 닳은 가장자리까지 볼 수 있었다. 한때 드레이코가 얼마나 저 눈을, 저 흉터를 또 저게 상징하는 모든 것을 싫어했던가—힘, 그리고 희생, 드레이코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믿도록 가르친 모든 것의 정반대를. 그는 포터가 살면서 한 모든 행위를, 살면서 한 모든 말을 증오했었다. 포터가 그의 이름을 발음하는 방식, 하다못해 숨쉬는 방식까지도.

그는 눈을 감고 해리 포터의 숨결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포터가 턱에다 입술을 대고 “말포이” 라고 속삭일 즈음엔 드레이코는 증오에 대한 생각은 모두 지워 버린 후였다.

포터의 혀가 턱선을 따라 내려가자 드레이코는 몸서리를 치고 포터의 허리께, 낡은 면 티셔츠의 체온으로 따뜻해진 부드러운 천 위에 손을 가져갔다. 그는 포터의 등 전체를 쓸어올리며 긴장된 근육을, 유연한 힘을, 변함없이 너무 튀어나온 갈비뼈를 느꼈다. 그가 포터의 허리띠에서 셔츠를 잡아 빼고 따뜻한 살갗에 손가락을 가져가자 골반에 닿은 포터의 하체가 갑자기 비틀렸고 드레이코는 포터가 목을 세차게 빨아들이는 바람에 다시 신음했다. “오 맙소사, 포터, 너—”

포터의 한 손은 드레이코의 뒷목덜미를 단단히 잡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드레이코의 가슴을 누르고 가장자리로 유두를 미치도록 자극하고 있었다. 포터의 다리가 드레이코의 다리를 감았고 드레이코는 너무 좋은 나머지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 맙소사, 그래 바로 거기

포터가 목덜미를 깨물었고 드레이코는 아래에서 몸부림을 치면서 등으로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는 한편 포터의 허벅지에 몸을 비볐다. 고환이 팽팽해졌고 그것이 너무 발기한 나머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는 외마디 헐떡이는 소리를 내고 포터를 찌르며 계속 계속 계속 움직였다, 포터의 손이 등뒤로 가더니 엉덩이를 세게 움켜잡았다. “아!” 포터가 쇄골에 대고 가쁜 숨을 쉬며 갈수록 더 강하게 움직이는 드레이코의 골반에 자기 것을 문지르자 드레이코는 부르짖었다.

“포터—” 그가 말했다. “거의—거의—”

포터는 별안간 드레이코를 밀어젖히더니 물러나 숨을 몰아쉬며 역력히 정신을 차리려는 기색을 띠었다.

미처 생각을 시작하기도 전에 드레이코는 고함을 쳤다. “씨발, 포터 이 자식이, 또야!

드레이코의 팔이 닿는 거리 바로 밖에서 입을 쩍 벌리고 그를 보는 포터의 얼굴빛은 상기되고 녹색으로 빛나는 눈은 욕망으로 흐려져 있고 셔츠는 펴져 있고 안경은 비스듬히 걸려 있고 머리는…글쎄, 아무튼 평소보다 한층 더 헝클어져 있었다. 드레이코는 인생에서 그 무엇도 바로 이 순간 이 남자를—충격받은 눈으로 그를 뚫어지게 바라고 있는 이 눈부시고, 무모하고, 짜증나는 남자를 원하는 것처럼 원한 적이 없었다.

포터의 멍한 표정에 드레이코는 내면에서 무언가가 세게 뒤틀리는 것을 느꼈다—이게 그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과감하게 이 선을 넘긴 게 그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포터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음이 분명하다는 것에.

“그거 알아?” 어디서 말이 나오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로 드레이코는 말했다. “네가 날 두고 가버리는 걸 지금껏 내가 몇 차례나 봤는지?”

포터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내가 친구가 되자고 했을 때 넌 거부했지. 7학년 때 우리 사이에 있던 것을—그게 뭐였든 넌 거부했었어.”

그는 포터가 깊은 숨을 삼키는 것을 바라보았다.

“차를 마시러 몇 번이고 여기 와서도, 넌 비스킷을 먹고—가버리는 것밖에는 하지 않았지.”

그 말에 포터는 눈을 번쩍 떴다. “이봐, 말포이—”

“씨발, 네가 날 원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드레이코는 한 마디 한 마디 목소리를 높이며 가차없이 말을 이었다. “네가 혹시나 그럴지도 모른다고 날 헷갈리게 하는 짓은 그만두고, 집어치우고 꺼져 버려!”

포터의 얼굴에 긴장되고 화나고 경이로운 어떤 빛이 스치는 것과 동시에 그는 팔을 뻗어 말포이의 손을 붙잡고 홱 당겨 드레이코를 품속으로 끌어왔다. “이 멍청아,” 그는 중얼거리고는 그에게 키스를 했다.

이 키스는 아까와는 달랐다. 아까 것에는 열기와 급박함이 온통 묻어났다. 이번 것은 느릿한 탐험이며 초대였다. "널 원해," 포터는 그의 입술에 대고 소곤거렸다. "당연히 원하지—하지만 난 이게 문간에서 급하게 달라붙는 것 이상이 되길 원해." 포터는 드레이코의 손을 잡고는 두 사람의 가슴께로 가져와 꼭 쥐었다. 따스하고 약간 거친 포터의 입술이 느리게 그의 입술을 더듬는 동안 대위 선율처럼 뛰는 포터와 그의 심장 고동이 모두 느껴졌다. 포터의 다른 손은 포터가 스치듯 키스하는 동안 드레이코가 움직이지 않도록 드레이코의 뺨을 살며시 감싸고 있었다. 드레이코는 숨이 막혀 왔고 포터는 입술을 맞댄 채 한숨을 쉬었다.

"포터," 드레이코는 말했다. 왜 겁에 질린 것 같은 목소리가 나는 걸까? "포터—"

포터의 혀가 느릿하게 드레이코의 혀를 찬찬히 쓸었다. "말포이," 포터가 속삭이며 드레이코의 입가에 입술을 누르더니 손등을 끌어당겨 입을 맞추는 것을 드레이코는 어쩌지도 못하고 지켜보았다. 손가락에 느껴지는 입술 감촉에 그는 몸을 떨었고 손가락 사이를 파고드는 포터의 따뜻하고 거친 혀가 암시하는 의미에는 무릎의 힘이 풀릴 뻔했다. 포터의 눈은 도전이자 약속의 빛을 띠고 그의 눈에 못박혀 있었다. "드레이코," 포터가 말했다. "이번에는 가버리지 않을게."

드레이코가 알다시피 해리 포터에게는 약속을 지키는 습관이 있었다.

* * *

나중이 되면 드레이코는 거실 바닥이 과연 포터와의 첫날밤을 치르기에 가장 좋은 장소였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하게 되겠지만, 거기가 편리하고 가는 데 가장 수고를 덜 요하는 장소임은 틀림없었다.

이미 무릎걸음을 하고 있을 때에는 특히나 멀리 이동하기 힘드니까.

드레이코는 포터의 앞에서 몸을 낮추었다. 둘의 시선은 아직도 서로에게 못박혀 있었고 드레이코가 무얼 할 셈인지를 알아차리자 포터의 눈에는 놀라움이 떠올랐다. 드레이코는 손바닥으로 포터의 바지에 솟아오른 부분을 눌렀고, 포터의 눈이 떨리며 감기는 것을 보았다. 드레이코는 기억, 꿈, 끊임없는 환상으로 점철된 세월을 보내고 마침내 포터의 몸을 열게 되어 안달이 난 손으로 성급하게 포터의 바지 단추를 풀고 지퍼를 북 내렸다.

손 안에 들어온 포터의 물건은 뜨겁게 맥박치고 있었다.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축축한 귀두를 쓸며 기둥을 손으로 감싸고 위아래로 움직였다. 포터가 으르렁대는 신음으로 답하자 드레이코 자신의 것도 진동하는 것 같아 그는 다시 전율했고, 포터의 한 손이 머리 위에 놓이더니 손가락이 떨리며 머리카락을 파고들자 한층 심하게 몸을 떨었다. 드레이코는 몸을 숙여 포터의 것을 입 안에 머금었고 포터의 온몸은 뒤틀렸다. 포터의 맛도 별다르지 않다는—짭짤하고 뜨거우며 어쩔 줄 모르는 욕망이 느껴진다는 사실은 놀라울 지경이었다. 그는 혀로 뿌리께를 따라 더듬었다가 머리 부분을 감았다가 한 손으로는 기둥을 어루만지고 다른 한 손으로는 고환을 조심스럽게 압박하면서 귀두를 가볍게 빨았다. 포터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낮게 내고는 무릎을 떨었다. 드레이코는 시험삼아 잠시 더 세게 빨아 보았고 포터는 외마디 "아!" 소리와 가까이 당기지도 않고 밀어내려고도 하지 않은 채 드레이코의 머리를 움켜쥐는 것으로 반응했다. 

"그만," 포터가 헐떡이며 말했다. "그만, 드레이코, 더 이상은—"

손을 느슨하게 한 드레이코는 한 손으로는 여전히 포터의 것을 감싼 채 다시 웅크리고 앉아 올려다 보았다. 포터는 얼굴이 시뻘겋게 되어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제기랄 세상에, 드레이코." 그는 무릎을 꿇고 앉아 서툴게 드레이코에게 입을 맞추었고, 혀로는 안으로 밀고 들어오면서도 손으로는 드레이코의 옷을 재빨리 처리했다. 미처 깨닫기도 전에 드레이코는 어느덧 셔츠가 벗겨진 채 등을 대고 누워 있었으며 포터는 극도로 흥분해 떨리는 손으로 드레이코의 바지와 팬티를 내리는 중이었다. 인생에서 이만큼 발기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포터가 드레이코의 물건을 입으로 덮었을 때, 그는 이전까진 알던 발기한다는 단어의 뜻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포터의 혀는 진짜 기술보다는 순전히 열정이 앞서 움직였지만, 드레이코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몇 달씩 갇혀 지낸 경험은 자기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를 배우게 했다. 그리고 그가 가진 것이 몇 년 동안이나 그의 환상을 점령했던 남자일 때, 글쎄, 드레이코는 이미 세상의 누구보다도 큰 감사로 벅차올랐다.

"씹, 포터," 그가 앓는 소리를 냈다.

"해리," 해리는 달아오른 점막에 대고 속삭였다. "이름을 불러."

"해리," 드레이코는 헐떡거렸고, 포터는 머리를 들고 기쁜 듯 미소지었다. 바로 앉아 셔츠를 벗고 안경을 한쪽으로 던져버린 그는 몸이 서로 스치는 달콤한 감촉을 남기며 드레이코의 몸 위로 기어오른 다음 또다시 드레이코의 입술을 덮치고 오래도록 더듬었다. 드레이코는 포터의 등에 팔을 두르고 열기와 억센 힘과—맙소사—포터의 몸이 그를 누르는 묵직한 무게감을 한껏 맛보았다. 포터는 골반을 의도를 담아 그에게 비볐고 두 사람의 것이 자꾸만 서로 스치자 드레이코의 전신에 너무나 큰 쾌락이 내달린 나머지, 만약— 포터가 이렇게 계속 움직인다면— 자신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그는 알 수가 없었다.
갑자기 포터의 움직임이 멈추었고 간신히 실눈을 뜬 드레이코는 포터가 경이와 열망과 순수한, 티 한 점 없는 욕정에 휩싸여 그를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해도—" 그는 미칠 듯한 흥분과 두려움이 한데 섞인 얼굴로 헐떡이며 말했다. "그게—우리가—"

이제, 포터의 얼굴을 자신에게로 끌어내려 키스하며 나직한 소리로 즐겁게 웃는 쪽은 드레이코였다. 포터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생각하며—해리 포터가 자신을 너무나 원한 나머지 몸을 떨고 있음을 알고서— "넣어, 해리," 드레이코는 입술을 맞댄 채 웅얼거렸고, 해리는 바르르 몸을 떨고는 맹렬하게 입을 맞추었다.

"윤활 포션은?" 입맞춤을 끊고 포터가 중얼거렸다.

"침실에," 드레이코가 말했다.

지팡이도 없이 소환에 성공하는 포터의 묘기에 드레이코는 왜인지 한층 더 흥분이 되었다. 여기서 더 흥분하는 게 가능하다면 말이지만.

포션을 묻힌 손가락으로 포터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탐험해 들어갔고, 드레이코는 그 배려가 고마웠다. 미끄러운 손가락이 처음 안으로 부드럽게 들어오자 그는 몸을 떨었고, 포터가 손가락을 더 깊이 밀어넣고, 한 개를 더 넣어, 끝을 구부려서, 위아래로 움직이자 느낌은 강해지기만 했고, , 드레이코는 이 감각을 잊은 적은 없었지만 기억 속 느낌은 이것에 비하면 훨씬 희미했다. 맞는 지점을 찾아낸 포터는 다시 손을 움직였고 드레이코는 흐느끼며 몸을 뒤틀었다. 포터는 순수한 기쁨을 드러내며 싱긋 웃더니 다시 몸을 굽혀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드레이코는 허겁지겁 포터의 혀를 입 속으로 끌어들여 세게 빨았고 이번에는 포터가 흐느낄 차례였다. 드레이코는 활처럼 몸을 휘었고 포터는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가 일어나 앉아서 숨을 몰아쉬며 거칠어진 호흡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는 동안 드레이코는 눈빛에 고스란히 욕망을 드러내고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포터가 다시 윤활 포션에 손을 뻗어 손가락을 적시고 중심에 바르는 것을 드레이코는 계속 바라보았다. 포터의 것은 그처럼 키가 썩 대단치 않은 마법사의 평균 크기보다 크지 않았지만, 드레이코는 세상 무엇보다 그것을 원했다. 포터가 다시금 드레이코의 무릎 사이로 기어오자 드레이코는 몸을 구부려 포터의 물건을 쥐었다. 드레이코가 그것을 한 번, 두 번 위아래로 쓰다듬고 결합 체위로 인도하자 포터는 걷잡을 수 없이 몸을 떨었다.

포터가 꼼꼼하게 준비 과정을 수행했고 드레이코가 숙련된 각도로 자세를 잡았음에도 포터가 처음 안으로 찔러들어오는 것은 타는 듯 아팠다. 아파서 절로 신음이 나오는 것을 억제할 수 없었지만, 포터가 몸을 빼내려고 했을 때 드레이코는 다리로 포터의 엉덩이를 조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냥—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래," 그는 가까스로 말했다.

포터는 참고 가만히 있느라 떨면서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가 말했다. "그냥—말을 해 줘, 혹시나—"

드레이코는 숨을 들이마시고 엉덩이를 살짝 움직였다. 안에 들어온 포터의 것은 굵고 육중했고, 그 양감은 왠지 모르게 오싹하면서도 또한 고향에 가닿은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가 원했던 것. 갈구했던 것. 해리 포터가 마왕과 싸울 때에 자신이 합류하지 않은 이상, 절대로, 천만년 후에도 갖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것이었다. "괜찮아," 그는 속삭였고 자기 자신에게도 그렇다고, 정말 괜찮다고 다독거리려 노력했다. "괜찮아."

드레이코의 위에서 몸을 버티며 포터는 느리게, 느리게 빠져나갔다가 다시 밀고 들어왔다. 좀 덜어지긴 했어도 화끈거리는 통증은 여전했지만 드레이코는 한번 더 자신이 채워지는 자극적인 감각에, 해리 포터에, 그의 땀에 번들거리는 얼굴과 정열로 달아오른 눈빛에, 그 밖의 차마 바라지도 못했던 여러가지 행운에 신음했다.

포터가 찔러 들어오는 속도를 높였고 드레이코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자신을 덮친 포터의 열기를, 그의 힘찬 움직임을, 다른 누구와도 느껴 본 적 없었던 오싹한 충만감을 한껏 누렸다. 그는 발기한 자신의 것에 한 손을 가져가 쥐고 자극했다. 위에서 포터가 알아들을 수 없는 신음성을 지르는 것을 들은 그는 이건 아마 내 인생에서 손꼽을 정도로 금세 끝난 성경험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도 이미 절정 직전인 마당이니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포터의 힘을, 포터의 박력을 즐기며 다른 한 손으로 포터의 등덜미를 잡고 매달렸다. 전신이 긴장한 나머지 마구 튕겼고 어서 사정하지 않는다면 죽을 것만 같아 두려웠다.

포터의 움직임이 점점 거칠어지며 불규칙한 리듬이 되었다. 골반을 드레이코에게 세게 부딪치며 포터는 신음했다. "사랑해." 포터가 헐떡였다. "정말로 오래 전부터—사랑했어—정말—"

이윽고 드레이코는 마치 자기 안의 모든 것이 물건으로, 피부로, 입으로 빠져 나가는 것과 다름없이 느껴질 정도로 거세게 사정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정말로 그랬음을—포터가 위에서 떨고 있는 동안 자신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고 반복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마침내 포터의 몸이 드레이코에게로 푹 엎어졌고 드레이코는 목에 닿은 포터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느낌과 어깨에 닿아 느리게 숨을 내쉬는 입술의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자 그의 덥고 끈적한 무게는 조금도 꺼려지지 않았다.

드레이코는 포터가 몸 위에서 꿈틀거리다가 마침내 잠잠해지는 것을 느끼며 기지개를 쭉 뻗었다. 아침이 되면 전신이 욱신거리리란 걸 벌써부터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깔개가 화끈거렸다—그는 어깨를 한바퀴 돌리고 인상을 썼다.

"다음번엔 말이야," 그는 용기를 내어 포터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꼭 침대에서 하자고."

한동안 침묵이 흘렀고 드레이코는 오래된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을 느꼈다. 그 때 문득 그는 포터가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댄 채 킬킬거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포터는 드레이코 위에서 팔꿈치를 짚고 몸을 일으키더니 드레이코의 입술에 쪽 입을 맞추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음번이 꼭 다음날일 필요는 없지."

드레이코는 어쩌면 지금 자신의 사랑도 해리 포터를 앞으로 얼마나 더 사랑하게 될지에 비하면 시작점에 불과한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 *

얼마 후, 함께 자신의 침대에 누워서 포터의 느리고 만족스런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드레이코는 말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불안감이 일순 엄습하는 것을 느꼈다. "포터, 난 더이상 알려지길 원치 않는 네 비밀이 되어 살지는 않겠어. 알겠지만. 난 이제—"

포터는 드레이코의 심장께에 손을 올려놓은 채로 그에게 재빨리 입을 맞추고는, 한번 더 오래도록 키스했다. "그래." 그가 말했다. "그렇게는 되지 않아. 숨는 건 끝난 거야. 우리 둘 다."

늦은 시간이 되었고, 두 사람이 이곳에 들어올 때 드레이코는 블라인드 틈으로 새어들던 햇빛이 사그라지며 머글 가로등의 불빛이 이어 켜지는 것을 보았다. 포터의 손가락이 자신의 흉터 가장자리를 천천히 경건하게 더듬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졌다. 드레이코는 한 손을 들어 포터의 흉터에 가져다 댔다. “해리. 우리 같이 살까?”

포터는 눈을 환히 빛내며 드레이코의 손에 손을 맞잡고 깍지를 꼈다.

* * *

드레이코가 눈을 떴을 무렵엔, 해리 포터는 곁에서 코를 골고 새벽녘의 햇살이 먼지 낀 블라인드에 비껴 들고 있었다. 내일은 아름다운 날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댓글 1개:

  1. 시리즈로 하루만에 쭉 봤습니다.긴 장편을 정말 책임감있게 잘변역해주셨네요!!!! >ㅇ< 원래 로맨스를 무척 좋아하지만 아 왜이러냐 대채 어째서 제발 잘좀됬으면 하면서 본 소설인것 같습니다.매번 이렇게 장편을 열씸히 변역하는게 정말 여려우셨겠죠, 사실 보고있으니 댓글도 많이 없었구요.하지만 이렇게 편하게 한글로 번역된것을 보면서 와 번역자님덕분에 재밌는거 신나게 보았다! 라는생각을 하는분들이 정말정말 많을꺼에요!!! 이걸로라도 힘을 얻으시고 힘내세요!! 정말 자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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